[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미래에셋증권(037620)이
대우증권(006800) 인수 잔금 납부를 완료하며 산업은행과의 대우증권 주식(43%) 매각 관련 거래종결합의서를 체결했다. 금융위원회의 양사 합병 승인과 합병 주주총회 등을 비롯한 본격적인 통합 과정만이 남게 됐다. 이제 시장의 눈은 대우증권 회장(미등기·비상근)에 올라 양사 통합 과정을 직접 총괄 지휘한다고 밝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에게 쏠려있는 상황이다.
박현주 회장. 사진/뉴시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의 양사 통합과정과 관련한 첫 행보는 오는 17일 강원도 홍천군 블루마운틴CC에서 양사 임원진이 참여하는 합동 워크숍이다. 미래에셋 측은 “현재까지 일정에 변동사항이 없다”며 “박현주 회장과 홍성국 사장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날 박 회장은 홍성국 사장 등과의 논의를 통해 양사 통합 과정의 밑그림을 그릴 전망이다.
앞서 이달 4일 홍성국 사장을 비롯한 대우증권 임원진(부서장급 이상)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대우증권 회장으로서의 실질적인 업무에 들어간 그는 대략적인 양사 통합 과정의 기본 방향을 머릿속에 그려놓은 상태다. 차기 대우증권 사장은 복수대표 체제로 가져가고, 각 부분에 강한 쪽으로 흡수 통합을 진행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게 기본방향이다. 전산부분 등 정보기술(IT) 부문과 투자은행(IB) 부문은 대우증권이 강점을 보이고 있어 대우증권을 중심으로 통합을 진행하고, 연금과 자산관리부문은 상대적으로 미래에셋이 강한 만큼 대우증권이 지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박 회장은 증권업이 점점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란 시장 안팎의 우려와 달리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우증권을 인수한 것 역시 국내를 넘어 글로벌 IB로 가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최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의 해외사업 확대도 눈여겨 보는 분위기다.
시스템적인 통합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가 달랐던 양사 임직원들의 정서적 일체감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피인수기업을 껴안는 포용력과 핵심인재 유출을 막아 통합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할지에 대한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양사 임직원 수는 4800여명에 이른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다.
최근 박 회장은 “통합 과정에서의 구조조정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구조조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은 표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그는 양사를 합해 180여개에 이르는 점포 수를 250개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그간의 증권사간 합병에서 구조조정을 많이 했지만 우리는 이를 벤치마크 하지 않을 것”이라며 “위치상으로 붙어있는 점포의 재배치는 있겠지만 점포를 250개로 조금 더 확장해 가져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우증권 노조를 다독이는 작업도 필요하다. 대우증권 노조는 현재 “직원의 정서를 무시한 밀어붙이기식 박현주 회장의 독단적 행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총파업 의사를 밝히는 등 격한 반감을 드러낸 상황이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