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가 한국에서 생산된 화장품에 대한 위생허가를 신청하는 한편 중국 공장 생산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혹시 모를 중국법 개정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11일 코트라(KOTRA)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기능성 수입 화장품은 반드시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 위생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니면 허가 받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야만이 유통·판매를 할 수 있다. 위생허가를 얻으려면 최소 5~7개월 가량 소요된다. 때문에 국내 업계는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위생허가 신청과 동시에 신제품의 빠른 현지 판매를 위해 중국 생산시설 확보에 나서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금이 많은 기업 대부분은 현지 법인을 설립해 직접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반면 중소형 기업들은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는 콜마,
코스맥스(192820) 등 한국 ODM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생산을 진행 중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이미 설화수, 라네즈 등 프리미엄급 브랜드의 위생허가를 취득한 상태다. 국내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해 수출한다.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의 범용 품목은 중국에 설립한 자체 생산시설인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통해 생산·판매한다.
LG생활건강(051900)은 후, 수려한, 더페이스샵 등 중국에 진출한 브랜드 제품의 위생허가를 마치고 국내에서 직접 생산해 수출 중이다.
에이블씨엔씨(078520)는 중국 위생허가와 현지 생산을 병행하고 있다. 미샤에서 출시한 대부분의 제품은 중국 위생허가를 취득한 상태이며, 현지 ODM 기업을 통한 생산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잇츠스킨(226320) 역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마크를 단 제품을 직접 수출하기 위해 위생허가에 나서 현재 일반화장품 15개 품목의 허가를 취득한 상태다. 또 2017년 상반기 모기업인 한불화장품의 중국 현지공장이 설립되면 본격적인 현지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위생허가 혹은 현지생산 한가지 채널에만 집중하는 기업도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우 현지 ODM 생산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중국 위생허가를 취득해 수출에 나서고 있다. 현재 마스크팩을 비롯해 기초제품까지 총 33개 품목에 대해 중국 위생허가를 취득을 완료한 상태다.
이밖에도 뷰티업계는 중국 판매채널 뿐만 아니라 마케팅에 있어서도 한국과 별개의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와 중국의 광고모델을 서로 달리하는 전략을 취하는가 하면, 중국 시장만을 위한 전용 상품을 내놓는 등 주력 상품군을 이원화하는 브랜드도 존재한다.
중국 상하이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은 현지 고객들이 매장 직원으로 부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국내에서 '피겨 퀸' 김연아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잇츠스킨은 중국에서는 중국·태국인 멤버가 포함된 아이돌그룹 '갓세븐(GOT7)'을 모델로 내세웠다.
국내에서 현아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토니모리(214420)는 중국에서 '국민 남동생'으로 불리는 천쉐둥(진학동)을 모델로 추가 기용한 바 있다.
중국 현지 상품 개발과 적극적인 현지화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중국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용 제품을 출시한 경우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는 보일러가 없는 중국 주거 환경으로 겨울에 시트 마스크가 차가워 사용하기 어렵다는 중국 고객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블랙 마스크'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해 중국 유명 연예인 '안젤라 베이비'가 사용하면서 중국 여성들에게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또 중국 여성들의 피부 톤 고민에 맞춘 컬러를 담은 '에센셜 CC 쿠션'과 오염된 외부 환경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민감한 편인 중국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도시정화 라인'도 대표적인 중국 전용 상품으로 꼽힌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