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 효과는?

우수 사업자 인센티브…악용 가능성도 충분

입력 : 2016-04-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시장에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율준수 프로그램이란 회사 임직원들이 법규·윤리 또는 정책을 준수하도록 상세한 업무절차와 윤리강령 제정, 위법행위 예방을 위한 교육, 사전점검 등을 포함하는 내부통제 제도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 등 일방적인 제재수단의 한계를 보완해 공정경쟁 질서와 이용자 보호를 위해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자율준수 프로그램은 ▲경영자의 자율준수에 대한 의지와 방침 천명 ▲자율준수관리자 임명 및 자문기구 운영 ▲자율준수 편람 제작 ▲자율준수 교육 ▲자율준수 활동에 관한 자료관리체계 구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방통위는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 실적이 우수한 사업자에게는 우선적으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에 따른 과징금을 감경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자율준수 프로그램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자율적으로 준수하는지를 보려는 하나의 지표"라며 "협회 차원에서 공통 지침을 만들어서 하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가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하려는 데는 일방적 제재보다 사업자가 선제적으로 위법을 저지르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함에 있다. 방통위는 과거에도 사업자에 대한 일방적인 제재보다 소비자 피해 보상을 우선해 정책을 결정한 사례가 있다. 방통위는 지난해 휴대폰을 무료로 교체해준다고 허위 광고한 SK텔링크에 피해자 보상을 담보로 제재 수위를 조절했다. 이에 따라 SK텔링크는 자진해서 11억원 규모의 소비자 피해 회복을 진행했다.
 
방통위가 이처럼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하려 하지만 통신 사업자들이 악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통신 시장은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불법 보조금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고 방통위로부터 제재를 받는 것이 일상적인 모습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되면서 이같은 사례들이 대폭 감소했지만, 언제든 위법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런 경우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했다고 과징금을 경감해준다면 일종의 면죄부로 악용될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준수 프로그램은 규제 기관의 일방적 제재보다 사업자의 자율을 우선시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국내 통신 시장에서는 위법 행위가 수시로 발생하는 만큼 사업자들이 악용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사진/뉴시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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