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한국에서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이들의 고정표는 10%정도 된다고 한다. 민주노동당이 2008년 원내 입성할 때와 2012년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이 받은 득표력이 10%정도 됐다. 이들은 대부분 새누리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도 정치적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다.
20대 총선에서는 대표적인 진보정당으로 꼽히는 정의당이 총 53명의 후보를 냈다. 이 가운데 심상정 상임대표와 노회찬, 김종대 후보의 선전이 눈에 띈다.
심상정 대표는 경기 고양갑에서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와의 경쟁에서 신승했다. 심 대표가 더민주 후보와의 야권단일화 없이 승리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심 대표는 더민주 박준 후보와 단일화에 나서려고 했지만 박 후보가 완주를 고집하면서 끝내 이뤄내지 못했다.
심 대표는 역대 진보정당 정치인 가운데 처음으로 3선 의원이 되는 기염을 토했다. 심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정의당 출정식을 자신의 지역구에서 여는 등 공을 많이 들였다. 당 지도부 주요 인사들도 심 대표의 지역구를 여러차례 방문해 돕기도 했다.
노회찬 후보는 경남 창원성산에서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와 맞대결을 펼쳐 승리를 거뒀다. 노 후보는 선거 전 더민주 허성무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켜 사실상 양강 구도로 선거를 치렀다. 노 후보의 당선으로 영남 노동 벨트를 복원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김종대 국방개혁단장은 비례대표 후보 2번에 배치돼 원내에 입성했다. 정의당은 외교·안보·국방 분야에서 더욱 신뢰받는 정책정당이 돼야 한다는 뜻에서 김 후보를 영입했다. 김 후보의 당선으로 그동안 진보진영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안보 분야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의 간판 얼굴인 이들의 당선은 진보정당을 대중화 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또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점점 보수화되고 있는 가운데 진보정치를 통해 세력간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당초 정의당이 목표로 했던 두 자리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천호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0대 총선에서 10석이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진보정당으로서 지난 총선에 나섰던 통합진보당은 13석을 획득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 상황실에서 20대 총선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