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국내사들이 외산약이 독점하던 700억원대 폐흡입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폐흡입제는 별도의 흡입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국내사의 기술력이 한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다. 환자의 약물 선택권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천식 및 만성폐쇄성질환 치료제 시장은 2000억원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중 폐흡입제 시장이 700억원대 규모다. 폐흡입제 시장은 GSK '세레타이드', 베링거인겔하임 '스피리바', 아스트라제네카 '심비코트', 산도스 '에어플루잘', 노타비스 '온브리즈'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제품이 독점하고 있었다.
폐흡입제의 국산화가 더딘 이유는 흡입기구의 높은 기술력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국내사 중에선
한미약품(128940)이 5년 동안 개발에 매달려 최초로 폐흡입제 '플루테롤' 발매에 성공했다. 한미약품에 이어 국내사들이 연이어 흡입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대원제약(003220)은 최근 폐흡입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하반기 발매가 예상된다. 해외 제약사로부터 흡입기구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유나이티드제약(033270)도 폐흡입제로 올해 임상시험을 추진한다. 자체 기술력으로 흡입기구 개발에 도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 제약사는 가장 시장 규모가 큰 세레타이드 복제약을 먼저 발매한 뒤 다른 복제약으로 라인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외산 제품이 주도하던 폐흡입제가 국산화되면서 환자들의 약물 접근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약값도 저렴해진다.
복제약이 출시되기 이전인 2015년 4월 기준, 세레타이드(250 디스커스 기준)의 경우 한달 60캡슐 약가는 3만7178원이었다. 1년 약가는 약 111만원에 달한다. 보험급여 약물이기 때문에 환자는 30%만 지불하면 약을 복용할 수 있다. 환자본인부담금은 약 33만인 셈이다.
복제약이 출시되면 약가를 떨어뜨리는 보험급여 정책에 따라 세레타이드의 현재 1년 환자본인부담금은 약 29만원으로 인하됐다. 플루테롤의 1년 환자본인부담금은 약 22만원으로 오리지널약보다 저렴하다. 복제약들이 더 출시되면 세레타이드의 1년 환자본인부담금은 약 18만원으로 떨어지고, 복제약들은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흡입제들도 복제약이 출시되면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폐흡입제의 국산화는 제약사들의 기술력이 한단계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소비자들의 약물 선택권이 다양해지고 저렴한 가격에 약을 복용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토종 1호 폐흡입제 한미약품 '플루테롤'.(사진제공=한미약품)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