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핵폭탄급' 시즌 2호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2연승에 이바지했다. 개막 후 많은 삼진을 당하며 혹독한 메이저리그를 경험했지만 최근 두 경기 연속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며 점점 새로운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박병호는 17일(한국시간)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홈 경기에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지난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원정 경기 이후 8일 만에 특히 8회말 시즌 2호 홈런을 날리며 홈 팬 앞에서 제대로 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번 홈런으로 박병호는 자신의 장타력을 다시 한 번 제대로 뽐냈다. 박병호는 5-4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등장해 상대 세 번째 투수 조 스미스의 5구째 시속 79마일(약 127km/h)짜리 슬라이더를 제대로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만 약 462피트(약 140.8m)로 측정된 이번 타구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홈런 가운데 2번째로 멀리 날아갔다. 또 타깃필드 개장 이래 5번째로 긴 홈런이다.
박병호는 불과 하루 전인 16일 에인절스전에서도 결승 적시타를 터뜨리며 환하게 웃었다. 4-4로 팽팽히 맞선 8회말 1사 2루에 타석에 나선 박병호는 상대 투수 페르난도 살라스의 7구를 때려 좌익수 방향으로 흐르는 1타점 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박병호의 타점은 그대로 결승점이 됐고 미네소타는 기나긴 9연패 늪에 빠져나왔다.
최근 두 경기에서 박병호는 팀이 꼭 필요할 때 해결사 능력을 유감없이 보이며 팀의 2연승을 책임졌다. 박병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9경기에 나와 타율 1할 9푼 4리(31타수 6안타) 2홈런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타율은 낮지만, 미네소타가 자신에게 기대하는 해결 능력을 서서히 보여주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 공에 어려워하던 지난주와 확실히 다르다. 박병호는 지난 11일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는데 삼진만 무려 4개를 당하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12일엔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9회 타석 때 대타와 교체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박병호는 박병호였다. 31타수 가운데 14개에 이르는 높은 삼진 비율은 문제 되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삼진을 당하면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제대로 눈에 익혔다. 박병호는 이날 미국 폭스스포츠가 트위터에 공개한 인터뷰에서 "홈런을 쳤지만, 어제 연패를 끊고 오늘도 끝나고 댄스파티를 할 수 있어 즐겁다"고 기뻐했다.
점점 기지개를 켜고 있는 박병호가 특유의 장타력으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걸리면 넘어가는 박병호의 방망이에 현지 언론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대로만 해주면 된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박병호가 17일 열린 LA 에인절스전에서 8회말 시즌 2호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