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도 실적 훈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석유화학 부분이 공급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높은 스프레드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최근 국제유가 역시 큰 폭의 등락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견조한 정제마진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051910)과
롯데케미칼(011170),
한화케미칼(009830)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올 1분기 총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8.88% 증가한 4663억원, 롯데케미칼은 163.48% 급증한 4690억원, 한화케미칼도 325.78% 늘어난 109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업황의 호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틸렌의 원재료인 나프타의 가격은 떨어졌지만, 에틸렌은 공급부족에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생산업체들에게 높은 마진을 남겼다. 석유화학 정보기관 플래츠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나프타는 톤당 944달러, 에틸렌은 1398달러로 스프레드 453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지속 확대되더니, 올 1분기에는 나프타 346달러, 에틸렌 1022달러를 기록하며 스프레드는 676달러로 급증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급락으로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 신규 설비들의 가동이 지연되면서 아시아 지역에 공급이 부족해졌으며, 이는 올해 석유화학 경기를 낙관하는 이유"라며 "석유화학 5사의 합산 영업이익(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대한유화·금호석유화학)은 전분기 대비 42.9%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유업체들의 1분기 실적 역시 긍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7.5% 증가한 6665억원,
S-Oil(010950)은 84.67% 증가한 439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 역시 각각 4000억원, 2000억원으로 상승세가 예상된다. 이를 모두 더할 경우 1조7000억원이 넘는다.
정유사들의 경우 국제유가 반등세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감소의 영향이 가장 긍정적이다. 일반적으로 정유사들은 산유국들로부터 원유를 수입해 석유제품을 생산하며, 이때 시차가 발생한다. 재고평가손실이란 이 기간 원유가격이 하락할 경우 발생하는 손실을 의미하며, 반대의 경우 이익으로 작용한다. 최근 국제유가가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움직임 등으로 차츰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재고평가이익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국내 정유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석유화학 분야의 호조세 역시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활율 역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남 여수에 위치한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사진/LG화학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