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는 지난해 보다 판매가 다소 하락한 반면, 기아차는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희비가 교차했다.
18일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3월 유럽의 자동차 전체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한 총 175만대를 기록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 역시 10만5002대를 판매하면서 10%에 육박하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000270)의 판매 실적을 나눠 살펴보면 현대차 ‘부진’과 기아차 ‘호조’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지난달 현대차는 유럽에서 총 5만5012대를 판매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5% 소폭 감소했다. 유럽 전체 판매 평균과 비교하면 약 8% 가량 떨어진 셈이다.
반면 기아차는 4만9990대로 무려 12.5% 증가했다. 현대차는 신형 SUV 투싼의 판매 강세에도 세단부문의 판매가 떨어지면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신형 스포티지 판매강세가 이어져 판매호조를 나타냈다. 지난달 유럽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 3.2%, 기아차 2.9%로, 양사간 시장점유율 간격이 서서히 줄고 있다.
한편 지난달 폭스바겐그룹(VW Group)은 시장점유율 22.3%를 기록해 독보적 지위를 유지했다. 특이한 건 연비논란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3월 시장점유율 23.1%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어 PSA 9.7%, 르노(RENAULT) 9.1%, 포드 7.8%, GM 7.2%, BMW 6.9%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러시아 시장의 경우 지난달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감산이 이어짐에 따라 전년 대비 10.0% 감소한 12만6000대가 판매됐다. 이 사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자동차 판매는 역전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러시아공장 생산량 감소로 1만1009대(Yoy 10.0%↓), 기아차는 수출물량 증가 덕분에 1만2334대(Yoy 1.8%↑)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 합산 러시아 시장점유율은 19.6%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유지웅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자동차는 유럽에서 다소 부진한 판매실적을 기록했지만, 체코공장 출고판매는 전년 대비 9.0% 성장했고, 공장 가동률도 회복세가 뚜렷하다”면서 “투싼의 성공적 안착으로 인해 판매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리테일 판매 호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반떼와 스포티지 등 볼륨 모델들의 신차판매가 본격화됨에 따라 2분기에는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총 15만591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6.8%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7.2%로 줄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