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경기 하남시의 LPG 충전소 인허가 비리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29일 이교범(63) 하남시장을 포함해 관련자를 대거 재판에 넘겼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 송경호)는 이날 이 시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는 등 이번 수사 결과 총 11명을 기소하고, 이중 6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 2011년 가을 LPG 충전소 사업허가에 대한 청탁을 받은 후 담당자에게 충전소 요건을 갖춘 부지 물색을 지시하고, 그 부지에 사업허가를 위한 배치계획 고시를 지시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다.
또 2012년 5월과 6월 사돈인 정모(54)씨와 브로커 신모(52)씨을 통해 충전소 예정 부지와 허가계획을 한 사업자에게 누설해 부지를 약 23억원에 매수하게 하고, LPG 충전소 허가를 내주는 등 부패방지법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시장은 이와 함께 2014년 11월 이 허가를 대가로 정씨와 신씨에게 검찰 수사 중인 사건의 변호사 선임비용 2000만원을, 지난해 3월 시장 비서실장에게 재판 중인 범인도피교사 사건의 변호사 선임비용 550만원을 대납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LPG 충전소 허가 관련 청탁을 대가로 총 2억2000만원을 수수하는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된 정씨는 받은 돈 중 5000만원을 은닉한 후 전세보증금으로 사용한 혐의가 추가됐다.
이날 LPG 충전소 사업신청자 2명과 허가신청 명의대여자 1명은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이 시장의 변호사 선임비용을 대납한 비서실장은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앞서 이 시장의 친동생 이모(57)씨는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형질변경과 공장증축 등 허가를 대가로 2011년 8월부터 12월까지 한 사업자와 허위 계약을 체결한 후 공사대금을 받는 수법으로 1억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7월부터 김황식(65) 전 하남시장의 비리를 수사하던 중 이 시장의 측근인 신씨가 LPG 충전소 건축 허가 청탁·알선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는 제보를 접수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허가 브로커에게 청탁을 받은 사업자에게 바로 허가를 내주면 감사의 대상이 되기 쉬운 것을 피하기 위해 먼저 불허 처분한 후 사업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도록 하고, 부실한 소송으로 패소한 후 계획적으로 이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충전소 배치계획을 고시하는 등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소송절차를 남용하는 지능적인 범죄 행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LPG 충전소 인허가 비리' 개요. 사진/수원지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