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훈기자] 제일기획이 영국에서 B2B(기업간 거래) 마케팅 전문회사를 인수했다. 제일기획은 이를 통해 영국 뿐 아니라 미국까지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제일기획(대표이사 사장 임대기)은 영국 런던에서 자회사 아이리스(Iris)가 B2B 마케팅 전문회사 ‘파운디드(Founded)’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B2B마케팅은 기업?정부기관을 대상으로 구매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일반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마케팅과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의 영업부서가 직접 B2B마케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유럽?북미 지역에서는 IT, 컨설팅, 장비대여업 등 다양한 업종의 회사들이 전문기업에 대행을 의뢰하고 있다.
파운디드는 2012년 런던에서 설립된 이후 매년 평균 30% 이상 성장하며 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회사이다. 2015년 영국 마케팅 대행사 협회(MAA)가 뽑은 ‘가장 주목해야 할 광고회사(Best Breakthrough Agency of the Year)’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거점을 신설하며 네트워크 확장을 시작했다. 연간 매출총이익은 약 870만달러, 영업이익은 약 220만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디드는 특히 시장분석과 마케팅 전략수립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 ‘프루프포인트(Proofpoint)’사의 보안솔루션, ‘쿠파(Coupa)’사의 비용관리 소프트웨어 등 주요 판촉 캠페인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이며 기업 IT보안담당자, CFO 등의 구매 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그 밖에 유니클로, 소니, SAP(독일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파이낸셜타임스(영국 경제지), 위페이(WePay?미국 결제서비스 업체), 집카(Zipcar?미국 차량공유 업체)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마케팅을 수행했다.
제일기획은 이번 인수로 광고?리테일 등 B2C마케팅 중심으로 구축해온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B2B마케팅 분야까지 확대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디드 본사가 위치한 영국의 광고 시장은 연간 약 260억달러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규모이며 세계 10대 시장 중 중국 다음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영국에서 2008년 BMB(광고), 2014년 아이리스(쇼퍼 마케팅) 등 마케팅 전문기업들을 인수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축적해온 제일기획은 삼성전자, 쉘, BMW미니, 아디다스 등을 현지 광고주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제일기획이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거둬들인 매출총이익은 2158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총이익(9487억원)의 약 23%를 차지한다.
또한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미국 비즈니스의 확대도 예상된다. 파운디드가 샌프란시스코 거점을 통해 다수의 미국 기업들을 광고주로 확보하고 있어 제일기획 및 자회사 네트워크와의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 제일기획은 기존에 총 8개의 미국내 거점(자회사 거점 포함)을 확보해 놓았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제품기술이 평준화되고 영업경쟁이 심화되면서 B2B 마케팅 서비스에 대한 기업들의 니즈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인수를 결정했다”며 “B2C분야와의 시너지를 통해 기존 고객에 대한 대행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고객 영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훈 기자 f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