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이달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결과를 앞두고 ECB가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현재까지 부양책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향후 정책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19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따르면 21일 개최되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는 지난달 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스탠스를 감안할 때 정책이 단행될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ECB는 기준금리와 예금금리를 인하하고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등 예상 밖의 대규모 추가 부양책을 단행했다. 또 드라기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해당 정책이 마지막 조치가 될 수 있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BoAML은 ECB가 수개월 동안 관망할 것이라며 특히 현재는 지난달 발표한 정책이 실행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기대치가 낮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정책에 대해서는 드라기 총재가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5일 드라기 총재는 지난 3년간 달성하지 못한 장기적 물가상승률 목표 2%를 위해 “필요시 무엇이든 단행할 것”이란 입장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유동성 고갈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달래기 위해 드라기의 립서비스 차원의 발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ECB의 다음 정책 단행 시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단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관을 포함한 47명의 분석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약 45%가 올해 9월8일 회의에서 새로운 조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약 8%는 6월, 17%는 7월 회의에서의 가능성을 점쳤다.
정책 수단에 대해서는 90% 이상의 전문가들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예금금리 인하(40%), 양적완화(QE) 월간 매입 규모 확대(27%), 그 밖의 또 다른 부양책(12%) 등이 제시됐다.
이런 가운데 정책 효과에 대한 분석은 엇갈리고 있어 ECB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CB는 분기 은행 대출 조사에서 “ECB 정책 단행 이후 기업들의 대출 기준이 완화됐고 대출 수요가 증가했다”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유동성이 영향을 줬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책 효과에 대한 비판도 지속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 조사 결과 이들은 ECB 정책이 대출 조건 완화에는 영향을 미쳤으나 대출 증가 효과는 오히려 이전보다 줄었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악셀 베버 UBS 회장은 유로존 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 시스템에 적용돼있지 않다며 마이너스 금리가 지속돼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