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원·달러 환율 1200원대가 무너진 뒤 하락압력이 더욱 거세지면서 환율 하락 여파가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율 하락지속..속도 둔화될 것
시장전문가들은 외환을 둘러싼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환율 하락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소 금융경제실장은 "환율하락의 원인은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자금 유입 때문이었는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하락속도나 그 폭은 점차 둔화될 것이며 1100원대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배민근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외국인이 기록적인 주식순매수를 기록하는 동안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횡보세를 보였다"며 " 이런 흐름이 최근에서야 반영돼 가파르게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폭이 점차 줄어들고 향후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도 둔화될 것으로 보여 가파른 하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 환율하락..외국인 증시 떠날까
환율 하락에 따른 외국인 매도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환차익을 고려한 자금들은 이번 계기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배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난 2004년과 2005년에 1150원선을 기준으로 환율이 하락하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양상을 보여왔다"며 "최근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인만큼 외국인이 환율하락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시장을 떠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파트장은 "지수가 7개월동안 70%나 올라온 만큼 지금은 시장이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쉬고 싶어 하는 상황"이라며 "환율하락은 조정의 빌미로 부각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달러 뿐 아니라 엔화 환율까지 고려한다면 국내시장에 대한 메리트는 여전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쉽사리 떠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IT와 자동차뿐..환율수혜주는 단기대응
향후 투자전략으로 전문가들은 환율 수혜주에 단기적 접근은 필요해 보이지만 IT나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의 투자매력은 여전하다고 조언했다.
상대적인 엔화강세와 글로벌경쟁력 강화 등으로 환율하락에 대한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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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라며 현재 엔화가 강세를 기록하고 있어 여전히 글로벌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IT 역시 D램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경기회복국면에서는 반도체업황이 가장 빠르게 개선된다는 점에서 환율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이번 환율 하락으로 수입비중이 높거나 외화차입비용이 큰 음식료업체나 항공업체등은 수익성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오 파트장은 "환율하락 수혜주는 조정장에서 산발적인 대안 중 하나일뿐 시장의 중심은 아니라며 단기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