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박태환(27)의 마지막 카드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가 꼽혔으나 이는 실현 불가능한 선택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한테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은 '징계 만료일로부터 3년이 지나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오는 8월 열리는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또 대한체육회는 지난 6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해 현행 규정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며 사실상 박태환만을 위해 규정을 바꿀 수는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결정을 두고 박태환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면 뒤바뀔 수 있다는 일부 언론과 관계자들의 추측이 돌며 다시 논란이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스포츠 분쟁 전문가인 장달영 변호사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저녁 TBS교통방송 <최동호의 스포츠인사이드>에 출연한 장달영 변호사는 "우리 국가대표 선발 규정 자체를 CAS가 심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해당 사안을 CAS로 가져가려면 대한수영연맹 규정에 관련 중재절차가 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우린 그런 규정이나 절차가 없다. 박태환 선수 입장에서는 아쉽겠지만 선수 개인이 CAS한테 규정 개정 등을 제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 변호사는 방송 직후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일부 언론에서 선수 개인이 해당 규정을 CAS에 가져갈 수 있다고 하는데 틀린 말이다. 대한수영연맹이나 대한체육회에서 CAS에 해당 규정이 합당한지 의뢰하는 수준만 가능하다"면서 "CAS는 스포츠단체의 어떤 결정을 심판의 대상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지 스포츠단체가 심판을 받기로 하지 않는 한 스포츠단체의 규정을 직접 심판할 순 없다. 심지어 대한수영연맹이나 대한체육회의 결정이 있다 하더라도 CAS 중재절차 조항이 없는 한 강제로 CAS 중재에 끌어들일 순 없다"고 설명했다.
또 장달영 변호사는 "박태환 선수 사안이 이중처벌이냐 아니냐를 떠나 해당 규정의 논의는 국내에서의 합의가 먼저다. 예전부터 스포츠계에서 어떠한 스포츠 분쟁이 발생했을 때 무조건 CAS로 가면 되는 거로 생각하는 시각이 있다"고 전하며 "그러나 CAS 중재절차는 그러한 과정으로 가는 요건과 절차가 이미 정해져 있다. CAS가 무슨 국제법원인 것처럼 보는 시각이 매번 있는데 그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박태환은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광주 남부대학교 국제수영장에서 열리는 제88회 동아수영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2016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하지만 박태환은 성적과 관계없이 금지약물 복용에 따른 3년 규정에 따라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홍성표 스포츠공정위원장은 "해당 규정 제정이 2014년이었다는 걸 봐주셨으면 한다. 이 규정은 이중처벌이 아니라 처벌의 연장선이라고 본다"면서 "규정이 만들어질 때의 법 정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간 빠져 있던 승리지상주의와 메달 우선주의에서 우리 스포츠는 소중한 것을 잃고 있었는데 그걸 바로 잡자는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박태환.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