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대상선(011200)에 이어
한진해운(117930)이 자율협약을 신청한다고 밝혔고, 현대중공업은 이번주 내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구조조정', '죽음', '수술' 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구조조정 압박 수위를 높여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조조정 및 인원감축으로 인한 대량실직과 경기침체 우려도 나온다.
경영난에 빠진 한진해운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신청키로 했다. 한진해운은 22일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율협약에 의한 경영정상화 추진 작업을 금일 결정하고 채권단에 25일 신청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진해운 본사 모습.사진/뉴시스
24일 해운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도 지난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해 자율협약에 의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2013년 이후 한진해운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조7000억원 규모의 전용선 부문을 매각하고 4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지난해말 총차입금이 5조6000억원에 달하는 등 한진해운의 상태는 점차 악화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채권기관들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에는 자율협약이 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선주와 용선료 재협상이 관건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이번주 내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최대 3000명의 인원 구조조정과 100여개의 부서 감축안 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암동에 위치한 플랜트 인력 역시 울산으로 다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임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며 인원이 부족할 경우 권고사직 형식을 진행한다. 일감 물량이 줄어들면서 휴일작업과 잔업 등도 축소해 나갈 방침이다. 회사 측은 "여러가지 안을 두고 고심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본인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구조조정은 결사반대"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해양플랜트로 큰 손실을 초래한 조선업계는 이미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었다. 산업은행의 수혈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오는 2019년까지 3000명을 줄여나가겠다고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밝힌 바 있다.
삼성중공업(010140) 역시 상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만 5000여명이 실직한 것을 포함해 올해 구조조정이 단행된다면 수만명에 달하는 조선업계 인력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노동자들은 해양플랜트가 인도되는 오는 6월부터 일감이 줄어들어 대량 해직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거제를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위적인 구조조정 압박에 직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