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8개월 연속 동결할 듯

입력 : 2009-10-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00% 수준으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긴축상황을 견딜만큼 회복세가 확실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한은이 긴축의 거의 유일한 근거로 지목한 주택 가격 상승이 뚜렷하지 않음에 따라 금리 인상을 빠르게 단행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지난 3월부터 8개월 연속 변화가 없게 된다. 한은은 연 5.25%였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인하해 올해 2월에는 2.00% 수준까지 낮췄다.
 
전문가들은 기존 경기관의 변화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때로 빠르면 11월, 늦으면 내년 1분기말에 가서야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大..경제 '체력' 불확실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되고 있다는 내용의 경제지표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는 것은 우리 경기의 '체력'이 아직까지 확실치 않다는 데 있다.
 
유재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은 경기회복세를 충분히 관찰하고 난 뒤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택가격 상승의 우려가 있지만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이후 주택가격의 상승폭이 상당히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볼 때 금통위에서 제기한 기준금리를 빨리 인상해야만 하는 유일한 이유가 사그라들었다"고 말했다.
 
김윤기 대신경제조사실 실장은 "민간경제 회복력이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고 미약하다"며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결국 소비부분에서는 민간의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기업부문에서는 투자자본조달 비용 상승이 생겨나 내수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기준금리 언제 올리나
 
대다수 전문가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 시기로 내년 1분기를 꼽았다.
 
김윤기 대신경제조사실 실장은 "최근 원화가치의 상승세가 상당히 빠른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 내외 금리차가 확대돼 원화 가치 상승세를 더 가속화시킬 가능성 크다"며 "또 G20 정상회의에서의 국제공조를 통해 세계경기회복을 지속하자는 합의 역시 무시 할 수 없기 때문에 내년 1분기에나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출의 경우 지난해 금융위기때 전년대비 마이너스 30%까지 내려갔지만 현재 마이너스 6.6%까지 올라섰고 내년 상반기에는 플러스 두자리수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1분기말에 확실한 경기 회복세를 확인하고 기준금리 인상여부를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내년 1분기가 기준금리 인상의 적절한 타이밍이 될 것"이라며 "이성태 총재가 내년 3월 퇴임을 앞두고 정부로부터의 압력을 덜어주겠다고 생각해 2번에 걸쳐 0.50%씩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는 연내 인상을 점치기도 했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0월 하순에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은행의 하반기 예상치인 0.3~0.5%대를 훌쩍 뛰어넘는 전기대비 1%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는 잠재성장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경기가 이제 어느정도 제대로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수출이 좋아질 경우 경기가 계속 상승국면을 타게 될텐데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작년 공개시장조작 대상 증권 확대조치의 일몰이 되는 올해 11월에는 기준금리 인상과 총액한도대출 축소 등 가시적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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