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지난달 경상수지가 7개월째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수출 감소 여파로 흑자 규모는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 흑자규모는 한달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하지만 이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둔화로, 올해 연간 경상흑자폭은 지난달 예상치 29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지난달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2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흑자세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흑자폭이 전월 43억6000만달러에 비해 23억2000만달러나 급감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2월 35억달러를 시작으로 ▲ 3월 66억달러 ▲ 4월 42억달러 ▲ 5월 34억달러 ▲ 6월 54억3000만달러 ▲ 7월 43억6000만달러의 흑자세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올해 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81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급감한 것은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상품수지는 선박·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전월에 비해 크게 줄면서 전월 61억3000만달러에서 지난달 34억6000만달러로 흑자세가 크게 축소됐다.
지난달 수출입 모두 전년동월보다 감소했으며 수출 감소세는 전월 20.6%에서 지난달 17.7%로, 수입 감소세는 34.8%에서 32.3%로 감소폭이 각각 둔화됐다.
서비스수지는 적자규모가 전월의 18억9000만달러에서 17억9000만달러로 적자규모가 줄었다.
선박용선료 등 화물운임 지급이 줄면서 운수수지 흑자규모가 전월 3억9000만달러에서 소폭 늘어난 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여행수지가 외국인 입국자수 증가에 따라 여행수입이 늘면서 적자규모가 전월보다 소폭 축소된 7억3000만달러를 기록한 영향이다.
소득수지는 배당과 이자 지급이 줄어들어 흑자규모가 전월의 4억8000만달러에서 5억9000만달러로 확대됐다.
경상이전수지는 국제기구 출연금 지급 감소로 적자규모가 전월의 3억6000만달러에서 2억2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자본수지는 유입초 규모가 전월 23억8000만달러에서 지난달 50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지난 5월 70억2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다.
직접투자수지는 외국인 직접투자의 유입초 전환과 해외직접투자의 축소로 유출초 규모가 전월의 11억4000만달러에서 1억1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증권투자수지는 금융기관의 해외발행채권 순상환과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 축소 등으로 순유입 규모가 전월의 79억4000만달러에서 39억6000만달러로 줄었다.
파생금융상품수지는 대외 파생금융거래 관련 지급 증가 등으로 유출초 규모가 전월의 2억7000만달러에서 7억2000만달러로 확대됐다.
기타수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배분과 금융기관의 단기대출 회수 등으로 전월의 43억8000만달러 유출초에서 18억8000만달러 유입초로 전환됐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자본수지는 157억9000만달러 유입초를 나타냈다.
지난달 준비자산은 71억달러 늘어나 1~8월중 준비자산은 412억3000만달러가 증가했다.
한은은 이번달 경상수지 흑자폭은 지난달보다 늘어난 40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달에는 하계 휴가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흑자 폭이 많이 줄었다"며 "이달에는 그런 요인이 없고 서비스수지나 경상이전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이 낮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 팀장은 또 "올해는 계속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봐서 지난 7월 연간 경상수지를 290억 달러 정도 흑자로 전망했었는데 예상보다 흑자 폭이 커질 것 같다"며 "다음 달에는 흑자 폭이 다시 커질 수도 있지만 4분기에는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경제가 개방체제로 바뀐 지난 1980년 이후 연간 경상수지 최대치는 지난 1998년 403.7억 달러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은 사상 두번째를 기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