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역세권 고밀도 개발'…인근 부동산 '들썩'

입력 : 2016-04-25 오후 6:51:56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강남권은 강북에 비해 개발이 된 상황이라 우선 선정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어쨌든 역세권 주변으로 개발계획이 나온 상태인 만큼 앞으로도 역세권 주변 아파트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S공인 대표)
 
서울 주택시장이 역세권을 중심으로 재편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역세권 고밀도 개발 사업으로 역세권 주변 주택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 특히 시가 역세권 전체를 대상으로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인 만큼 역세권 주변으로 분양을 앞둔 신규 단지들이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2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시가 발표한 '서울 역세권 고밀도 개발 사업'은 그동안 각종 규제로 제약이 많았던 역세권에 대한 고밀도 개발을 본격화하기로 하면서 역세권 주변 지역을 주거와 업무·상업시설이 지역에 따라 개발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현재 시는 역세권 기능 재정립 및 활성화 실현 방안을 내세우고 서울 전역 291개 역세권과 신설 예정인 역세권 일대를 전수조사하고 유형별 개발 방향과 도시계획적 지원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에 노후화된 역세권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역세권 지역에서도 토지 활용도가 낮은 곳을 대상으로 개발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낙후됐던 역세권 지역들의 부동산 값이 상대적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발표로 역세권 주변 집값이 오른 곳이 있다. 발표 전까지 집값이 보합세를 보이다가 발표 후 집값 상승 움직임을 보인 것.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충정역 인근의 '우리유앤미(2006년 3월 입주)' 아파트는 1월부터 3월24일까지 3.3㎡당 1359만원으로 보합세를 보이다가 발표 후 현재(4월 3주차)까지 2.3%(3.3㎡당 1359만→1390만원)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설역세권 주변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성북구 정릉동 소재 '풍림아이원(2003년 7월 입주)'은 올해 12월 개통예정인 경전철 우이신설선인 성신여대입구역과 인접해 있으며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단지는 발표 후 5.4%(3.3㎡당 1033만→1089만원) 올랐으며, 1월부터 발표 전까지는 3.3㎡당 1033만원으로, 역시 보합 상태였다.
 
이처럼 역세권 개발 발표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역 내 큰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용인시에서 조성 중인 기흥역세권의 경우 분당선·용인경전철 기흥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주거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곳에는 GTX 개통 호재와 함께 주거복합단지 내 상가들을 중심으로 스트리트 상권이 조성되며 AK플라자 백화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청약 성적도 긍정적이다. 기흥역세권 3-1·4블록에서 분양한 '기흥역 더샵(2015년 8월 분양)'은 평균 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2블록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기흥(2015년 3월 분양)'은 평균 4.3대 1을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흥구이지만, 역세권개발지가 아닌 '용인기흥 우방아이유쉘(2015년 12월, 0.16대 1)'이나 '용인마북 신원아침도시(2015년 7월, 0.04대 1)'의 경우 저조한 청약 성적을 나타냈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주거단지가 대거 들어오고 상권도 개편되면서 생활 인프라 개선으로 주거선호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기흥역 더샵'의 경우 현재 전매제한 해제를 앞두고 2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은 상태"라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 광명역세권은 KTX광명역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주변에 이케아와 코스트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등 대형 유통시설이 이미 들어섰고, 경기 금천영업소~서울 선안영업소를 잇는 민자도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가 내달 개통할 예정이다. 또 KTX광명역에 도심공항터미널 조성도 계획됐다.
 
광명역세권지구 3블록에서 선보인 '광명역 파크 자이 2차(2015년 12월 분양)'는 평균 26대 1로 1순위에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이 아파트는 현재 로얄층 중심으로 웃돈이 3000만원 가까이 붙은 상태.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역세권 개발소식으로 역세권 주변 지역 중심으로 투자바람이 불어 자칫 투기적 형태의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역세권 주변 지역으로 공공임대사업도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학가, 병원, 업무시설 등의 배후수요가 풍부한 곳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역세권 고밀도 개발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역세권 일대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기흥역세권에서 2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은 '기흥역 더샵' 공사 현장 전경. 사진/포스코건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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