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우리나라 올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치면서 지난 1월 출범한 유일호 경제팀의 첫 경제성적표가 부진하게 나왔다. 3분기 만에 최저치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미쳤던 지난해 2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수출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소비 등 내수 회복세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치면서 성장세가 부진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GDP성장률은 전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0.7% 성장보다 0.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3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메르스 여파가 미쳤던 2분기(0.4%)와 동일한 수치다.
1분기 성장률이 전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수출과 내수의 동반 침체가 영향을 미쳤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 1분기 수출 성장률은 -1.7%를 기록하면서 2008년 4분기(-4.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여기에 정부가 소비절벽을 막고자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민간소비와 투자도 크게 줄었다. 1분기 민간소비 성장률은 전기 대비 0.3% 감소하면서 메르스 사태로 소비위축이 심했던 지난해 2분기(-0.1%)보다 낙폭이 더 컸다.
설비투자도 기계류, 운송장비가 모두 줄면서 -5.9%를 기록해 2012년 2분기 -8.6%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 이후 기저효과로 인해 성장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일호 경제팀의 첫 경제성적표에 대해 "2~3월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1월 부진을 완전히 만회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경기부양책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2분기에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는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설명회를 하고 있다./사진 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