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제약사 해외수출에 실적희비

유한·한미·녹십자 3파전…외형 두자리수 성장

입력 : 2016-05-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해외수출 성과에 따라 상위 제약사의 지난 1분기 영업실적이 엇갈렸다. 한미약품(128940)이 기술수출 계약금 유입으로 이익률이 급등한 반면 녹십자(006280)는 불안정한 해외 정세에 따라 수익률이 하락했다. 유한양행(000100)은 해외매출이 일시적으로 줄었으나 주력품목의 고른 성장으로 영업실적이 선방했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유한양행이 2742억원의 매출로 제약사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한미약품이 2563억원, 녹십자가 245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전년비 성장률은 유한양행이 13.8%, 한미약품이 19.4%, 녹십자가 14.7%를 나타냈다.
 
수익성은 한미약품이 우수했다. 한미약품의 영업이익(225억원)과 순이익(409억원)은 전년비 각각 968.7%, 152.8% 급증했다. 전년비 영업이익은 10배, 순이익은 2.5배가 늘었다. 주력 제품들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8조원의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이 유입되면서 외형과 수익률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1분기까지 들어온 계약금은 7000억원가량에 달한다.
 
반면 녹십자는 영업이익(108억원)과 순이익(64억원)이 전년비 각각 14.4%, 51.4%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남미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입찰지연이 영향을 미쳤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글로벌 프로젝트 가동에 따른 연구개발 비용 및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이 둔화된 것도 요인이다.
 
유한양행은 내수 시장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올려 수익률이 양호했다. 영업이익(184억원)과 순이익(529억원)이 전년비 각각 16.4%, 62.9% 증가했다. 해외매출(292억원)은 전년비 19.7% 감소했다. 회사는 원료의약품 해외수출 물량이 2분기로 이월돼 일시적으로 해외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3강 체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000년대 무렵부터 전문의약품의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규제책으로 내수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제약사 영업실적도 고전을 거듭했다.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신약개발과 해외진출에 매달렸다. 내수 영업 강자가 상위권을 달린 과거와는 달리 지난해부터는 해외수출 성과가 영업실적과 제약사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한미약품은 신약기술, 녹십자는 혈액제와 백신으로 해외매출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나란히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3개사가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해외수출에서 성과를 나타내는 제약사 위주로 제약업계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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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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