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100억원대 원정도박 혐의로 수감 중인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한 현직 부장판사가 재판부를 옮겼다.
서울중앙지법(법원장 강형주)은 29일 정 대표에게서 구명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L 부장판사를 형사합의부에서 형사단독재판부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L 부장판사가 스스로 사무분담 변경을 요청했다"며 "형사 재판의 대외적 공정성 유지를 위해 비대면 업무(약식명령 사건)만을 담당하는 재판부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까지 L 부장판사가 해당 사건에 관해 법조브로커인 이모씨와 정모씨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아 어떠한 비위행위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정 대표의 항소심 사건이 L 부장판사에게 배당된 날은 지난해 12월29일이다. L 부장판사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그날 저녁 정 대표의 지인인 이씨와 식사를 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음 날인 30일 오전에서야 이를 알았고 사건 재배당 요청을 했다.
L 부장판사가 골프레슨을 받았다는 정씨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정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골프코치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씨의 법조 브로커 활동 여부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정 대표는 마카오에서 이른바 '정킷방'을 운영하던 국내 폭력조직의 알선으로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100억원대의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징역 1년을, 항소심에선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한편,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지난 28일 정 대표와 항소심에서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 A(46·여)씨에게 최근 논란이 된 폭행 및 거액의 수임료 문제 등을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해외 원정도박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지난해 10월6일 오후 검찰 조사를 받고 서울중앙지검을 나와 자신의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