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한다고 감형받은 정운호, 구치소서 여변호사 폭행

석방 조건 착수금 반환 두고 갈등…교도관에 폭언도

입력 : 2016-04-22 오후 11:28:31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구속 중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구치소 안에서 여성 변호인을 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정 대표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 A(46·여)씨는 최근 서울구치소에서 정 대표를 접견하던 중 폭행을 당했다며 정 대표를 서울 강남경찰서에 폭행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대표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자 석방을 조건으로 지급한 20억원을 돌려달라며 다투는 과정에서 A변호사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변호사는 지난달 3일 변호인을 사임했다. 정 대표는 이에 앞서 교도관들에게 폭언을 하고 밀치는 등 난동을 피워 구치소로부터 징계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지난2012년3월부터 2014년10월까지 마카오에서 카지노 업체에 임대료를 지급하고 빌린VIP룸'정킷방'을 운영하던 국내 폭력조직의 알선으로 100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로 구속 기소됐다.
 
1심은 정 대표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장품 회사의 대표로서 누구보다 근로의식을 고취하고 경제사회에 발전적 역할을 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이를 저버렸다"며 "범행 과정에서 도박 자금에 대한 국외 송금이 이뤄져 국외유출이 초래된 부수적 해악도 있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지난 8일 정 대표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구속돼 있으면서 반성하고 있고, 동종 범죄 처벌 전력이 없다”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상당한 금원을 기부했다"며 징역8월로 감형했다. 정 대표는 1심에서 3번 제출했던 반성문을 2심에서는 5번 제출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감형 사유로 재판부가 든 반성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인 남게됐다. 정 대표는 지난 14일 상고해 현재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한편 서울지방변호사회는 A변호사가 요구한 착수금이 지나치게 과다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A변호사에 대한 품위유지의무 위반여부 진상조사와 함께 정 대표의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진상조사에 착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외 원정도박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지난해 10월6일 오후 검찰 조사를 받고 서울중앙지검을 나와 자신의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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