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16년 만에 재결합한 그룹 젝스키스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젝스키스는 최근 MBC '무한도전'을 통해 얼굴을 비쳤다. 지난달 30일까지 총 3회에 걸쳐 젝스키스 멤버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6명의 멤버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과 게릴라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나는 모습 등이 프로그램에 담겼다.
◇MBC '무한도전'을 통해 재결합한 그룹 젝스키스. (사진=뉴스1)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무한도전'의 지난달 30일 방송분은 16.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회가 기록한 시청률(14.3%)에 비해 2.1%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무한도전'은 KBS '불후의 명곡'(7.1%)과 SBS '3대 천왕'(5.5%)을 여유 있게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다. 시청자 게시판과 SNS,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젝스키스와 관련된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젝스키스는 음원 차트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젝스키스가 '무한도전'을 통해 선보인 노래 '커플'은 방송 후 멜론, 엠넷, 벅스, 올레뮤직, 몽키3, 지니 등 각종 음원 차트 순위권에 진입했다. '커플'은 젝스키스가 지난 1998년 내놨던 노래다. '젝스키스 열풍'이 워낙 뜨겁다 보니 발매된지 18년이 지난 노래가 최신곡들과 함께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지난 1997년 '학원별곡'으로 데뷔한 젝스키스는 대표적인 1세대 아이돌 그룹이다. 젝스키스는 그룹 H.O.T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인기몰이를 했고, '폼생폼사', '예감', '컴백' 등 다양한 노래들을 히트시켰다. 하지만 지난 2000년 돌연 팀 해체를 선언해 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젝스키스의 재결합이 30~40대 팬들의 추억을 자극했고, 문화 콘텐츠의 주소비자층인 이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젝스키스 열풍'이 일게 됐다는 분석이다. 젝스키스의 전성기를 지켜보며 10대 시절을 보냈던 젝스키스 팬들은 남편과 함께, 또는 아이를 안고서 '무한도전'을 통해 진행된 게릴라 콘서트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10여년 전과 마찬가지로 젝스키스를 상징하는 노란색 풍선을 손에 들고 열띤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인기 열풍을 '젝스키스 효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막강한 파급력을 자랑하는 '무한도전' 역시 16년 만에 재결합한 멤버들의 중간다리 역할을 해내면서 '젝스키스 열풍'에 한 몫을 톡톡히 했다.
'무한도전'은 탄탄한 고정 시청자층을 보유한 국내 최고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예능 프로그램 브랜드 평판지수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복면가왕', '1박2일' 등 쟁쟁한 프로그램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또 한국갤럽이 지난달 진행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조사에서 정상에 올라 19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무한도전'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무한도전'은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 특집의 두 번째 시리즈로 젝스키스의 재결합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해 초 방송된 '토토가'의 첫 번째 시리즈를 통해서는 터보, 김현정, SES, 김건모, 쿨 등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풍미한 인기 가수들이 컴백했다. '무한도전'이 '추억팔이'에 그치지 않고, 사업가로 변신한 고지용과 나머지 젝스키스 멤버들의 극적인 만남 등을 흥미롭게 담아내면서 폭넓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을 만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런 가운데 젝스키스의 향후 활동에 대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젝스키스는 다음달 말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무한도전'을 통해 인기 열풍을 일면서 젝스키스의 새 앨범 발매 계획도 탄력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멤버 이재진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처남이라는 점에서 YG엔터테인먼트가 젝스키스의 새 앨범 발매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 대표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젝스키스 멤버들과 최근 만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