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인증’ 코리아의 힘…스마트폰 의존도는 고민

생체인증 모듈 ‘봇물’…스마트폰 외 판로 ‘부족’

입력 : 2016-05-02 오후 4:41:50
크루셜텍이 지문인식 모듈을 공급한 화웨이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너5C'. 사진/크루셜텍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국내 기업들이 지문인식 등 생체인증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높은 스마트폰 의존도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이외 기기로의 확대 또한 쉽지가 않다.
 
모바일 생체인식 전문 기업 크루셜텍(114120)은 최근 화웨이가 중국에 출시한 ‘아너5C’에 모바일 지문인식 모듈(BTP)을 공급했다. 그간 화웨이·샤오미·메이주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고급형 제품 위주로 BTP를 공급하던 크루셜텍은 899~999위안(16만~18만원)의 아너5C에 BTP를 탑재하면서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을 주로 생산하는 LG이노텍(011070)은 강화 유리에 지문인식 센서를 내장한 글라스 일체형 지문인식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글라스 일체형 지문인식 모듈은 강화유리가 센서를 감싸고 있어 외부에 드러나지 않아 방수·방진 설계에 유리하다. 또 한국정보인증·한국전자인증·SK텔레콤·KT 등 주요 인증 및 통신사들도 생체인증 국제 표준(FIDO)을 획득하면서 관련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문인식을 중심으로 한 생체인증이 스마트폰 위주로만 전개되는 것은 분명 고민거리다. 생체인증 기능이 고급형 위주에서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확대되는 추세지만 스마트폰 시장 자체의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3000만대로 전년 대비 9.8% 성장에 그쳤다.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친 것은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처음이다. IDC는 2019년까지 향후 4년간 연 평균 성장률도 7.4%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생체인증 기업들도 웨어러블 등 다른 기기로의 확장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아직은 스마트폰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크루셜텍 관계자는 “PC용 마우스와 신용카드 등에 들어가는 지문인식 모듈은 개발이 됐지만 아직 스마트폰만큼 공급이 활발하지는 않다”며 “중장기적으로 생체인증 서비스를 웨어러블 기기 등 다른 분야로 확장해야 하지만 아직은 스마트폰 위주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생체정보를 활용한 모바일 인증 서비스를 제공 중인 한 업체의 고위 관계자는 “생체인식 센서 개발 업체나 인증 기업들도 웨어러블 기기나 금융과 연관된 서비스 등으로 생체정보를 활용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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