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라는 뜻만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대다수의 환자가 남성으로 대표적인 남성질환으로 꼽힌다. 40대 중년 남성에서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33만4700여명으로 2011년(24만여명) 대비 39% 증가했다. 2015년 기준 성별로는 남성 환자가 30만7000여명으로 여성 환자(2만7600여명)보다 11배가 많았다. 남성 연령별로는 30대가 15%, 40대가 21%, 50대가 23%, 60대가 11% 순으로 30대 이상이 90% 비중을 차지했다.
통풍은 요산이 몸에서 많이 생성되거나, 소변을 통한 배출이 저하돼 관절이나 관절 주변 인대에 요산 결정체가 쌓여 발생한다. 혈중 요산 농도가 높을수록 통풍 위험도가 증가한다. 남성은 더욱 발병 위험도가 높다. 남성은 콩팥에서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지만,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통풍은 통증이 갑자기 발생했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병을 방치하는 환자가 적잖다. 하지만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관절의 광범위한 손상과 기형을 초래해 주의해야 한다. 높은 농도의 혈중 요산으로 인해 콩팥에 돌이 생기거나 신기능 악화 및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조기에 진단 받고 꾸준히 치료해 장기간 고통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풍 환자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 대사성 질환을 동반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만성 대사성 질환 환자들은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어서다. 반대로 통풍이 관절의 파괴뿐만 아니라 만성 대사성 질환과 신부전 등 전신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통풍이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 대사성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대한류마티스학회 설명이다. 통풍 환자의 42% 정도가 고중성지방혈증, 고혈압, 저고밀도지단백혈증, 고혈당 등 만성 대사성 질환 환자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통풍의 조기 발견을 통한 치료와 만성 대사성 질환이 동반돼 있지 않은지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고혈압 환자 등에서 사용하는 아스피린이나 이뇨제는 요산 농도를 증가시켜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약제 사용시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하다.
통풍은 엄지발가락에 발생하는 통증이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 따르면 통풍의 첫 증상은 56~78% 이상이 엄지발가락에 나타난다. 이어 발등 25~50%, 발목 18~60%, 팔 13~46%, 손가락 6~25% 순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이 여성에서, 손가락 관절에서 통증이 흔히 발생하는 것과 반대로 남성에게서 흔한 통풍은 주로 발 부위에서 증상이 많이 나타나므로 발 부위의 통증이 있는 남성은 방치하지 말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통풍은 요산수치가 상승되고 10년 정도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난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20~30대부터 요산이 증가하면서 40대에 이르러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40대 이르면 건강검진을 고려하는데, 건강검진 시 요산수치가 높게 나온다면 정기적으로 요산수치 변화를 관찰하고 관절 통증이 나타난다면 바로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통풍은 평소 음식 섭취와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비만인 경우 지방과 칼로리를 제한해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급격한 체중 감량은 오히려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서서히 감량하는 것이 좋다.
조심해야 할 음식으로는 퓨린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및 내장류와 고등어, 꽁치류의 생선 및 조개류, 술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육류나 어류 섭취를 완전히 금하지는 않는다. 술은 요산이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방해하므로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액상과당이 요산을 올린다고 알려져 있다.
권장음식은 지방이 적은 음식, 저지방 유제품, 야채 등이다. 블랙커피와 비타민 C는 통풍의 위험도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는 요산의 배설을 촉진시키는데, 다만 설탕이나 크림이 함유된 커피는 오히려 혈중 요산 농도를 올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고은미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의 통증은 갑자기 발생했다가 저절로 사라지기 때문에 방치하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이면서 만성 대사성 질환이 있고, 엄지발가락에 통증이 있으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초기부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생활습관 및 식습관과 관련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관리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풍은 요산이 몸에 쌓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관절의 광범위한 손상과 기형을 초래해 주의해야 한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