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에 외면했던 면세점 업계가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높은 임대료 책정으로 두차례 연속 유찰된 바 있었던 두 공항이 사실상 임대료를 낮추며 마침내 꼬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동안 불확실성이 커져왔던 정부의 서울·부산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허용방침이 발표되면서 면세점 업계가 보다 원활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오는 12일과 13일 각각 김해, 김포공항 면세점 운영 사업자 선정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두차례 유찰 끝에 새롭게 작성된 입찰 공고문에는 김해공항의 최소 임대료가 당초 427억4600만원에서 384억7140만원으로 10%(42억7460만원) 낮아졌다.
김포공항은 표면적인 최소 임대료는 당초 금액 그대로 295억원(DF1, 화장품·향수), 233억원(DF2, 주류·담배)으로 공고됐다. 대신 면세점 부지를 76% 가량 확장할 계획인 김포공항이 추후 넓어진 비율만큼 임대료를 추가로 받겠다는 당초 방침을 철회하고 이른바 '영업요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공항공사 측은 지난달 29일 열린 입찰 현장설명회에서 향후 확장될 김포공항 면세점 면적에 대한 임대료는 매출과 연동해 25~30% 상당의 '영업요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료 부담이 줄자 업계는 다시 공항 면세점에 군침을 흘리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입찰 참여 결정이 쉽지 않았지만 변경된 입찰 조건 등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며 관심을 나타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열린 김포공항 입찰 현장 설명회에는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008770),
신세계(004170),
두산(000150), 한화갤러리아, 듀프리, 탑솔라, 시티플러스 등 8개 기업이 참석했으며, 지난 2일 열린 김해공항 현장 설명회에는 롯데면세점, 호텔신라, 두산, 탑솔라, 시티플러스 등 5개 기업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항면세점 입찰은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업체만 제안서를 접수할 수 있다.
김포공항의 경우 이달 중 서울 시내면세점 문을 여는 신세계와 수도권 진출을 노리는 글로벌 면세업계 1위 기업인 듀프리 등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 등 기존 사업자들도 자세를 고쳐잡고 입찰에 나설 전망이다.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정부가 올해 말 서울 4곳, 부산 1곳 등 김포·김해공항 인접지역에서만 총 5곳의 시내면세점을 새롭게 허가해줄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사실상 시내면세점에서 쇼핑을 마친 상태에서 공항 출국장을 향하는 만큼 공항면세점의 사업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은 기업들의 입찰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 승객의 비중이 높은 김포공항의 경우 면세점 객단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당장 취항노선이 증가하지도 않을 김포공항에 높은 임대료를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심도깊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포국제공항에 입점한 한 면세점의 모습. (사진제공=호텔신라)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