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오는 6월 잊힐 권리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인터넷 사업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렸다. 정부는 6월에 맞춰 가이드라인이 시행되기를 바라고 있으나 사업자들은 시스템 정비 등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정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오는 6월 시행을 예정하고 있는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에 대한 취지와 적용 범위 등을 소개하고 사업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가이드라인은 이용자 스스로 과거 인터넷에 올렸지만 지우기 힘들게 된 흔적을 지울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윤정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은 "표현의 자유 침해 등을 최소화 하는 범위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며 "한국판 잊힐 권리는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의 조화"라고 설명했다.
최윤정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이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정책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서영준 기자
정부의 설명에도 인터넷 사업자들의 우려는 존재했다.
NAVER(035420)(네이버)의 경우 지식인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식인은 질문과 답변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라며 "가이드라인에 의해 댓글을 삭제한다면 서비스 의미가 퇴색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과장은 "지식인의 답변은 질문에서 파생된 내용"이라며 "질문한 사람이 삭제 요청을 하면 질문과 답변 모두를 블라인드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카카오(035720)와 넥슨 등은 가이드라인 적용에 유예기간을 요청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스토리, 티스토리 등 수십개의 서비스와 연동해 접근배제요청 시스템을 갖추려면 실질적으로 6월 시행은 불가능 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 과장은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에 의거해 사업자들은 이미 블라인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테니 기본적으로 6월에 맞춰달라"고 답했다.
인터파크(108790)는 상품평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물건을 구매할 경우 답변글을 남기는데, 약관상 답변글의 소유권은 사업자에게 있다. 특히 답변글의 경우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댓가를 지불하는데, 접근배제 요청을 들어줘야 하냐는 의미였다. 이에 최 과장은 "기본적으로 본인이 원하면 블라인드 조치를 취해줘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댓가가 지급된 경우에는 게시자가 자신의 권리를 (사업자에) 넘긴 것이기 때문에 삭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