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류현진(LA 다저스)의 공을 받아쳐 안타를 만들고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다. 상상에서만 나온 그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들의 재활에 속도가 붙으면서 올 시즌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완전체'로 탈바꿈할 준비를 마쳤다.
12일(한국시간) 최지만(LA 에인절스)이 사실상 방출을 의미하는 지명 할당 조치를 받으면서 현재 메이저리그를 누비는 한국 선수는 총 5명이 됐다. 박병호,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에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지난 7일 부상에서 돌아왔다. 이대호, 오승환은 변함없이 개막전부터 25인 로스터에서 포함되며 매 경기 출전을 노린다. 이학주(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트리플 A에서 연일 맹활약하며 빅리그 승격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제 남은 건 부상 회복 중인 이전부터 메이저리그를 누볐던 류현진과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다. 지난해 5월 어깨 관절와순 수술 이후 애초 예상과 달리 복귀 시기가 계속 늦춰졌던 류현진은 최근 재활에 가속도가 붙었다. 미국 매체 'LA 타임스'는 10일 류현진의 복귀 시기를 다음 달 말에서 7월 초로 전망했다. 류현진은 11일 불펜피칭을 소화한 뒤 라이브 투구를 거쳐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에 나설 예정이다. 이때 공을 던지면 약 1년 만에 실전에 나서게 된다. 복귀가 눈앞이다.
지난달 10일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쓰러진 추신수는 곧 돌아온다. 텍사스 지역 매체 '댈러스 모닝뉴스'는 지난 9일 "추신수가 2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도 이날 "추신수의 재활 경기 출전이 다가왔다"고 전망했다. 추신수는 이번 주 종아리 재활에 힘쓴 뒤 무뎌진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 다음 주부터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한국인 빅리거 풍년으로 시선을 끌었다. 무려 8명에 이르는 숫자는 이전까지 상상할 수 없던 수치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메이저리그 누볐던 류현진, 추신수, 강정호가 모두 전력에서 이탈하며 모두 그라운드를 누빌 날이 조금 연기됐다. 이제 가장 늦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 류현진의 복귀 시기까지 나온 만큼 '완전체'를 볼 시간이 가까이 다가왔다.
이학주의 승격까지 고려해 8명이 한꺼번에 메이저리그를 누비면 그만큼 한국인 선수 맞대결도 많아진다. 한국인 빅리거들은 유난히 같은 지구에 속한 경우가 많다. 강정호와 오승환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함께 속했고 류현진, 이학주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있다. 추신수, 이대호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같이 뛴다. 타자 간 대결뿐만 아니라 투타 대결도 기대된다. 류현진이 빠진 현재로썬 세인트루이스 불펜을 책임지는 오승환이 다른 한국인 타자와 맞대결을 펼치는 그림이 가장 쉽게 나올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 주에도 직접 맞붙진 못했으나 같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박병호와 김현수는 12일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만났다. 박병호는 미네소타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고 김현수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지난 2013년 있었던 추신수와 류현진의 맞대결은 국내 팬들의 피를 끓게 했다. '완전체'를 눈앞에 둔 한국인 빅리거들의 근황은 분명 희소식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한국인 맞대결이 머지않았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부상 회복 중인 류현진(왼쪽)과 추신수가 재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17일 열린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때 만난 장면. 사진/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