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원내대표로 광주 방문, 감회 새롭다"

1986년 대학생 시절 오월문학상 수상했던 자신의 시 헌정

입력 : 2016-05-11 오후 6:11:19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당선자 워크숍을 하루 앞둔 11일 1986년 연세대 재학 시절 전남대 오월문학상을 수상했던 자신의 시를 오월 영령 영전에 헌정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1986년 연세대 국문과 3학년 시절, 전남대 오월문학상을 받으러 처음 광주를 찾았다. 그리고 30년 만에 더민주의 원내대표가 되어 광주를 방문한다”며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100여 차례 가깝게 방문한 곳이지만 갈 때마다 서럽고 아프다”며 “30여년 전, 서울로 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이 악물었던 그 마음을 되살리며, 다시 오월영령 영전에 오월문학상 당선작을 헌정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우상호 원내대표의 시 전문이다.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
 
잊을 수 없구나, 그
뒤척이던 잠자리 속에서
더듬거리며 내 손 잡아보던 네 손바닥의 축축함과
섬뜩하게 잠을 깨우던
네 심호흡 속의 짧은 떨림, 그 때
알았어야 했다, 네 속에서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났는지를
 
풀어놓고 간 네 시계를 만지작거리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준다, 아아
흰 종이 하나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갔느냐
새처럼 깨끗하던 작은 흰 종이
 
그래도 살아남으면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 오월, 흩어지는 군중 속으로
손 흔들며 너 뛰어간 후
생각했다
조금씩 물러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한 걸음 나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던
그 웃음 띤 눈동자
 
뜯지 않은 달력 몇 장 어둡게
펄럭거리고 있다, 일어나 불 켜고 앉아
오랜 수첩을 뒤져
너의 이름을 꺼낸다
술 취해 받아쓸 때 고쳐주며 웃던 이름
네 끌려갈 때 두려워 속으로 부르던 이름
돌아온 네 가루를 뿌리며 목메어 부르다 지치던
변함없는 그 이름 위에, 이제
붉은 줄을 긋는다
 
줄을 그으며
한 번 더 힘주어 너를 부른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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