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알짜배기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한 원내교섭단체들의 쟁탈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모든 법안을 최종 심의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의 향배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는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원 구성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어느 당이 가져갈지, 상임위원장은 각 당별로 어떻게 배분될지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국회의장의 경우 캐스팅보트를 쥐고있는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 쪽으로 기울면서 더민주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후보를 국회의장으로 밀어줬다가 지지층의 이반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국회의장 새누리당 후보 지지 가능' 발언으로 국민의당은 호남 지지율이 꺾이는 등 한차례 홍역을 앓았다.
결국 원 구성에서 여야 줄다리기의 핵심은 법사위원장으로 모아지고 있다. 단원제인 한국 국회에서 법사위가 사실상 상원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으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여야합의·천재지변·국가비상사태)이 까다로워지면서 각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들을 본회의로 넘기는 역할을 맡은 법사위원장의 비중이 더 커졌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을 더민주에 내줄 경우 법사위원장은 반드시 사수한다는 입장이다. 더민주 역시 제1야당 몫이었던 법사위원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태세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9일 언론인터뷰에서 “(법사위원장은) 집권당이 정부 차원의 법안을 강력히 밀어붙이니 이를 견제하려고 (야당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며 “집권당이 새누리당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운영 방식을 변화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면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가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지원 원내대표는 “1, 2당 가운데 한 당이 국회의장을 맡게 되면 법사위원장은 다른 당이 맡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한 당이 맡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주장했다.
더민주와 새누리당의 줄다리기 끝에 국민의당이 '어부지리로' 법사위원장직을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 우 원내대표는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야당이 곧 더민주라고 명시하지 않았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의 경우는 이날 우 원내대표와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대통령과 같은 소속의 정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보다 야당에서 맡는 게 국민들이 보기에도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