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변경 TF 가동

기재부 등 관계 부처와 기준 개선 논의

입력 : 2016-05-12 오후 2:43:17
[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변경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12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 세종포럼 조찬 특강에서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에 대한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정 위원장은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지난 2008년 5조원으로 바뀐 후 경제 규모와 여건이 많이 달라져 개선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기준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며 "기준 금액 변경 등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 세종포럼 조찬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계열사 간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된다. 또한 기업집단 현황 등 주요 경영사항 의무공시, 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지배 금지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지난달 셀트리온, 카카오 등 벤처기업 출신 기업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삼성과 현대차 등과 똑같은 규제를 받게 돼 지정 기준 변경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확산됐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시대에 맞게 반드시 바뀌어야 된다"고 언급하면서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에 대한 제도 개선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분위기다.
 
지정 기준만 바꿀 경우 국회를 거치지 않고 공정위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지만 부처간의 협의가 문제다. 대기업집단 기준을 차용하고 있는 법이 고용·세제 등 64개에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기재부와는 법인세, 상속세, 증여세 등 세법을 비롯해 예산 등과 관련해 논의할 부분이 많다.
 
정 위원장은 "공정위가 일률적으로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상향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했을 때 다른 부처 소관 법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알 수 없다"며 "관계 부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9대 국회를 넘어서지 못하고 폐기될 가능성이 큰 일명 '롯데법(대기업의 해외계열사 현황 의무공시)'에 대해서는 20대 국회 때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계열사를 통한 국내 계열사 소유·지배현황이 어떤지 모르고서는 대기업 정책을 펼 수 없다"며 "필요하다면 정부 입법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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