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한국의 10대 주력 수출 품목이 세계 교역 정체기에 있는 산업에 과도하게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망 산업 발굴에 소홀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일 한국무역과 세계교역 구조를 비교·분석한 결과, 지난 2014년 기준 한국의 10대 주력 산업 품목이 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8%로,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07년 40.7%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큰 변화는 없었다. 반면 10대 주력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6%로, 2004년 61.5%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세계 교역 비중이 증가하지 않는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이에 전경련은 세계 시장에서의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채 우리의 생산역량에만 집중할 경우 장기적으로 시장 축소에 따른 구조조정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경련은 이와 함께 수출 확대를 위해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유망품목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근거로 교역 규모 10억달러 이상 품목 중 8% 이상의 높은 교역 증가율을 보이는 신산업 7대 유망 품목을 선정했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이 꼽은 유망 품목은 화장품, 조제식품, 태양열집열기, 리튬이온전지, 인체용백신, 탄소섬유, 전기차다. 이중 선제적 투자와 산업육성이 이뤄진 리튬이온전지를 제외하면 이들 품목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망품목 중 교역규모가 가장 큰 화장품은 2년 만에 세계 13위권에서 6위로 도약하며 선전했지만, 중화권 비중이 55.7%로 절대적으로 높아 수출지역 다변화가 과제로 지적됐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과거 80년대 삼성의 반도체 사업과 90년대부터 시작된 LG의 배터리 사업 투자가 대한민국의 주력산업으로 부상했듯, 신산업과 유망품목 선점을 위한 선제적 투자와 기업가정신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이 새로운 품목을 개발하고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과감히 시행하고 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