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뒤숭숭'

희망퇴직 신청 기간 연장·자산 매각설로 직원들 문의 이어져

입력 : 2016-05-17 오후 4:00:07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희망퇴직 신청 기간을 연장했다. 보유자산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돌면서 회사분위기가 뒤숭숭한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였던 희망퇴직 신청 및 접수 기간을 오는 20일까지 5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문의가 많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일부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문의가 이어지는데다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접수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접수인원이 적어 접수기간을 연장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관계자는 "사측이 희망퇴직 접수자가 기대에 못미쳐, 접수 기한을 연장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수주급감에 따른 일감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과장급 이상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실시한 임원 25%를 감축한데 이은 조치다. 이번 희망퇴직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힘스, 현대 E&T등 조선 관련 5개사에서 함께 실시한다.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최대 40개월치의 약정임금과 자녀학자금이 지급된다. 근무연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에 실시하는 현대중공업의 희망퇴직 조건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다. 희망퇴직 대상자가 아닌 사무직과 생산직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회사 내부에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실시한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은 최대 60개월치의 약정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이후 15년 이상 장기근속 여직원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는데, 자기계발비 1500만원과 최대 40개월의 약정임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두산인프라코어는 퇴직자에게 근무연차에 따라 10~20개월치의 월급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KEB하나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이 진행해온 자구계획이 포함됐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회사 측은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감축과 도크별 효율성 검토를 통해 순차적 잠정 가동 중단에 들어가는 방침을 세웠다. 사외에 보유하고 있는 상가와 휴양시설 등 비핵심자산에 대한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지분과 자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 매각설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경영효율화을 위한 유동성 확보 일환으로 금융사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울산과 경주, 목포호텔, 강릉 씨마크 호텔 등 조선업과 관계없는 호텔 매각론도 나돌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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