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모든 주체가 주식시장에 확신을 갖고 들어올 때가 바로 방향을 바꿔야 할 시기다. 하지만 아직 그런 때는 오지 않았다"
김영준 NH-CA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토마토TV '펀드매니저에게 듣는다'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모두 강세장을 확신한다면 꼭지일 가능성이 크지만 상승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세력이 많다는 것은 여전히 시장이 상승중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연초 이후 지수가 상승할 때 대다수 시장 참가자드은 이를 베어마켓랠리로 판단했지만 실제론 강세장이었고, 1500선까지 오를 때도 두려움이 컸던 시장이었지만 지수는 어느새 1700선을 돌파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급등 부담과 함께 환율 하락 등으로 조정론이 커지고 있지만 오히려 기간 조정을 거쳐 증시의 체질이 강화되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경제가 글로벌 경기회복의 수혜국으로 부각되고 있어 글로벌자금이 유입될 이벤트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30조이상 주식을 사들이며 시장을 이끌었던 외국인의 매수세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이 매도한 자금이 50조원 가량임을 고려한다면 20조이상의 추가매수여력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로 그는 환율과 매크로 지표 등을 꼽았다. 환율은 달러뿐만 아니라 엔화도 고려해야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IT와 자동차는 주요 경쟁업체가 일본임을 고려할 때 엔화강세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부담을 상쇄시켜줄 수 있고, 이들업종이 여전히 시장의 주도주 역할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 때론 건강하지 못한 기업이 매력적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기업에 현혹되면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지속가능한 이익을 얻을 수는 없다"며 "수수하지만 내실있는 기업에 투자하는게 바로 돈을 버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향후 시장에 대한 전망은.
- 주가가 연초 이후 70%나 올랐고 환율하락에 대한 부담도 있는 만큼 조정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이 우려하는 것처럼 지수가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기간 조정을 거쳐 증시의 체질이 강해지는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연내 지수는 기대만큼 덜 오를 수도 있고 혹은 빠질수도 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좀 더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전고점인 2000선 돌파도 가능할 것이다.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주요 변수는.
-환율과 기업이익 등 매크로경제가 어떤 식으로 회복되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위주인 한국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이는 달러 뿐 아니라 엔화 흐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주로 일본업체가 경쟁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엔고현상은 원·달러환율 하락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상쇄시키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내수주나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다.
▲환율하락이 주도주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나.
- 앞서 환율때문에 수출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경쟁력 우위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하락만으로 수출주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지나치다.
국내기업들은 환율과 별도로 제품의 질 자체가 점점 좋아지고 있고 국제적 이미지 또한 향상되는 추세이다.
일례로 인도시장에서는 일본 제품에 비해 LG나 삼성전자 제품이 더욱 사랑받고 있다. 미국내 현대차의 시장점유율도 7%에 달한다.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될까
-외국인은 올해에만 30조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리먼사태를 전후해 1년 6개월 동안 외국인이 팔아치운 자금이 50조~60조원임을 감안할 때 향후 20조원 가량 더 살 수 있다고 판단한다.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이 상향되고 있고 우리 증시가 향후 경기회복시 수혜가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자금이 국내증시에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최근 달러캐리트레이드 현상은 이를 부추길 것이며 지난달 FTSE선진국지수 편입에 이어 향후 MSCI지수에도 편입된다면 새로운 자금이 추가 유입될 수 있다.
▲펀드환매에 대한 우려가 크다. 펀드투자자에게 조언한다면.
-지수를 정확히 예측해 거치식으로 매수하겠다는 태도는 위험하다. 긴 시간을 갖고 일정자금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좋다. 시장전체를 따라가는 인덱스펀드를 보유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 중 하나다.
무엇보다 개인이 종목을 선택하고 직접투자에 나서는 것보다는 객관적 기준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업(운용사)에 맡기는게 보다 현명하다고 본다.
▲종목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 경쟁사 대비 뛰어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수익성을 확보한 기업에 투자하는게 평범하지만 가장 중요한 진리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기업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런 종목이 단기적으로 오를 순 있지만 지속적인 수익을 내긴 쉽지 않다.
수수하지만 내실있는 기업에 투자하는게 성공투자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