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5호포보다 더 돋보이는 10경기 10타점

지난해부터 유난히 득점권서 위력적인 '타점 본능' 뽐내

입력 : 2016-05-19 오후 2:04:18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시원하게 시즌 5호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도 홈런이지만 매 경기 하나꼴로 타점을 만들어내며 팀 중심 타자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득점권 상황에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타점 본능'이 빛을 발하고 있다.
 
강정호는 19일(한국시간)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홈 경기에 4번 타자 3루수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사구를 기록했다. 홈 팬 앞에서 올 시즌 첫 홈런을 때린 강정호는 지난 16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사흘 만에 아치를 그렸다. 또 2할 7푼 6리이던 시즌 타율을 2할 8푼 1리(32타수 9안타)까지 끌어 올렸다.
 
강정호는 올해 10경기에 나서 10타점을 올렸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1할 8푼 2리(11타수 2안타)에 그치고 있지만 1홈런 6타점을 생산했다. 주자가 없거나 1루에 있을 때 타율 3할 3푼 3리(21타수 7안타) 4홈런 4타점을 올린 것과 비교해 타점 수가 오히려 더 많다.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안타를 때리진 못해도 어떡해서든 타점을 끌어모았다는 증거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이 왜 강정호를 클린업트리오 중에서도 중심인 4번에 배치하는지를 알게 해주는 지표다.
 
강정호의 득점권 당시 타격을 살펴보면 주자 1, 2루 시 1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주자 1, 3루 시와 만루 시엔 모두 1타수 무안타에 그치고도 1타점씩을 올렸다. 주자가 2, 3루에 있을 때도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1타점을 올렸고 주자 2루 시엔 3할 3푼 3리(6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강했다. 타율은 낮아도 꼬박꼬박 타점을 적립했다.
 
강정호는 현재 팀 내 타점 랭킹 11위다. 1위인 조시 해리슨(21타점)보다 11개가 뒤지지만 지난 7일에야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현재 팀이 치른 경기(39경기) 가운데 4분의 1밖에 소화하지 못한 강정호는 그만큼 타석에 나설 기회가 적었다.
 
피츠버그 타자 중에 타수 1, 2위를 기록한 앤드류 맥커친(157타수)과 스탈링 마르테(144타수)는 많은 기회를 얻으며 각각 18타점과 14타점을 올렸다. 강정호는 이들보다 많게는 120타수 적게 기회를 받고도 같은 두 자릿수 타점을 기록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126경기에 나서 타율 2할 8푼 7리(421타수 121안타) 16홈런 58타점을 올렸다. 득점권에서도 시즌 타율과 비슷한 2할 8푼 3리(113타수 32안타)를 쳤지만 3홈런 43타점을 올리며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주자가 없거나 1루에 있을 때 15타점에 그친 걸 생각할 때 강정호의 타점 본능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시원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시선을 끌고 있는 강정호다. 하지만 득점권 타점 본능이야말로 그가 왜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 중에서도 중심에 서 있는지를 알게 하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강정호(오른쪽)가 19일 열린 애틀랜타전에서 9회말 시즌 5호 홈런을 터뜨린 뒤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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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