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국내 경기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경기위축은 물론 주택시장 매수심리 악화도 우려된다. 특히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경우 깡통주택 양산과 그에 따른 버블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 은행장들이 경제지표가 호전될 경우 6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잇달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주요 수출국들인 신흥국의 어려움이 곧바로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결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우리의 최대 무역국 가운데 한곳인 중국의 경우 높은 부채비율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고, 이는 결국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허명 부천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국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진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국내 금리인상 압박은 더욱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결국 이는 가계부채 문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으며, 가계대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가구의 위험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 악화와 대출이자 부담 증가는 결국 깡통주택 위험성을 높이게 된다. 깡통주택이 늘어나면 최악의 경우 부동산 버블붕괴에 따른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1200조원에 이를 정도로 이미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빚이 많은 가구일수록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은 견디기 힘들어진다"며 "대출이자 부담에 매매시장으로 나오는 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길 것이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수많은 깡통주택을 양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주택시장 불안도 커지고 있다. 깡통주택 증가에 따른 부동산 버블붕괴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김용현 기자
심리적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당장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던 만큼 매수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세난에 따른 실수요자의 매매전환 수요가 일부 뒷받침되겠지만 분명 한계는 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주택시장을 떠받치는 가장 큰 힘은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는 이런 심리가 시장에 미치는 힘은 더욱 크다"며 "대출원리금상환 부담 증가에 분양물량과 입주물량 증가 등 심리 위축 요인이 더 많은데 금리마저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시장 침체 골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