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주택흐름에 깡통 위험↑

전세와 매매 가격차 좁혀져…"보증금 미반환 위험 높아"

입력 : 2015-12-28 오후 4:41:44
[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경기 김포시 한강신도시에 위치한 '수정마을 쌍용예가' 전용면적 85㎡는 이달 들어 3억800만원에 2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달 평균 3억3000만원선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000만원 넘게 가격이 떨어졌다. 인근 풍경마을 한강 한라비발디 106㎡ 역시 두 달 전보다 2000만원 넘게 가격이 하락했다.
 
이처럼 김포한강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위례신도시 등 올해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었던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의 주택구입이 늘면서 그동안 가격이 올랐지만 최근 다시 가격이 빠지고 있는 것이다.
 
위례나 동탄2, 하남미사 등을 중심으로 한때 1억원 넘게 오르기도 했던 분양권이나 입주권 프리미엄은 역시 떨어지고 있다.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리베라1차 전용 101.99㎡의 경우 지난 9월 4억9000만원 중반 수준에서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1500만원 떨어진 4억75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동탄2신도시 D부동산 관계자는 "올해 동탄2신도시 분양권이 이미 여려 차례 손바꿈을 거친데다 최근 부동산시장 기대심리가 떨어지면서 찾는 사람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포 한강신도시 등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매매가격 하락세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사진/뉴스토마토DB
 
 
서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가격 변동없이 보합세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멈춘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특히, 강남(-0.10%)과 송파(-0.05%), 노원(-0.03%) 등 일부 자치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의 경우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반아파트도 가격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상승률이 높았던 강북권도 가격 상승 피로감에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하락 단지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셋값은 아파트값 하락에도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세와 매매 가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주택시장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하락으로 매매전환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교수는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살리기에 나섰던 정부가 가계부채 우려로 인해 대출 옥죄기에 나선대다 미국발 금리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연말 매매시장이 빠르게 얼어붙는 모습"이라며 "전세입자들이 주택구입을 망설이면서 전세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매약세, 전세강세가 예상되면서 깡통주택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장 내년 2월 수도권을 강화된 대출규제가 시행될 예정인 만큼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될 경우 집주인들의 상환부담에 따른 경매물건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 교수는 "통상 경매시장에서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70%대에서 형성되는 만큼 전세가율이 이 수준을 넘을 경우 깡통 위험이 크다"며 "우리나라 집주인 중 상당수가 은행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만큼 아파트값 하락과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위험성이 크게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4.3%로 지난해 말(67.6%)과 비교해 6.7%p 상승했다. 특히, 서울은 같은 기간 65.7%에서 73.0%로 7.3%p나 올랐고, 성북구와 강서구는 이미 80%대를 넘어섰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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