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006800)) 노사가 직원의 의사와 무관한
미래에셋생명(085620)으로의 이동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한 공동선언문을 마련하고, 원활한 합병과 조직안정화를 위해 상호 협력하는 데 합의했다. 사측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통합 법인 출범을 목표로 진행 중인
미래에셋증권(037620)과의 합병 작업이 보다 원활할 수 있고, 노조 입장에서는 이번 문서화로 그간 우려사항들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22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8일 직원의 의사와 무관한 생명보험사로의 이동 금지, 처우 변경을 수반한 리테일 고객지원팀의 일방적 교차발령 금지 등 고용안정 방안을 포함한 공동선언문을 마련했다. 공동선언문에는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사장과 이자용 미래에셋대우 노조위원장이 서명했다.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공동선언문은 총 8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그간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구두로 약속했던 부분들이 담겼다. 먼저 노사는 퇴직연금 부문은 매년 20%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인 만큼 과감한 투자와 단계적 인력보강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투자 기간 동안 적자가 나더라도 전사 성과에 연계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로 접근하는데 합의했다. 퇴직연금부문은 앞서 박현주 회장이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던 분야다.
그는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된 미래에셋대우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퇴직연금시장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며 “현재 120조원 규모에서 향후 400조원으로 성장할 ‘블루오션’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또 “지금은 확정급여(DB)형 시장이 크지만 앞으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확정기여(DC)형 시장이 성장할 것이고, 이는 미래에셋대우가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시장”이라며 “앞으로 퇴직연금 관련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 부분과 관련된 인력 충원도 해나갈 것이며, 설령 적자를 내도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육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보험으로의 이동 금지 사항도 포함됐다. 앞서 박 회장은 “성격이 다른 보험으로의 이동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노사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일원이 됨에 따라 임직원의 사간전보는 가능하되 본인의 희망이 우선 시 돼야 하고, 특히 직원의 의사와 무관한 생명보험사로의 이동을 하지 않는데 합의했다.
리테일 고객지원팀의 경우, 처우 변경을 수반한 일방적인 교차발령을 하지 않기로 했고, 점포의 경우에는 축소·폐쇄가 아닌 확대·신설을 지향하기로 했다. 임금과 처우도 기존체계를 인정하는데 합의했다. 박 회장은 앞서 “현재 양사의 임금차이를 일사분란하게 고칠 생각이 없으며, (당분간)그대로 인정해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브로커리지 사업과 리테일 성과보수 체계는 기존 제도를 유지하고, 리테일 비즈니스의 성장과 직원의 성과향상을 위한 공격적인 인센티브 체계를 적극 검토하는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통합에 따른 양사간 시스템 통합, 차세대시스템 개발 등 IT부문의 경우 해당 인력의 장점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합의했다.
이자용 미래에셋대우 노조위원장은 “사측과 공동선언문 형식으로 기존에 박현주 회장이 얘기한 부분을 문서화하고, 홍성국 사장과 조인식을 했다”며 “그간 직원들이 우려했던 부분들이 많이 희석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임단협을 통해 사측과 협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사항들이 실제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경우, 겹치는 부분이 많지 않아 문제가 없지만,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다르다”며 “양사 인원은 4500명에 이르고, 수도권 등 주요 거점에 중복되는 점포도 많아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병 초기 2년까지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그 이후에는 임금과 처우 등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대우 노사가 직원의 의사와 무관한 미래에셋생명으로의 이동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한 공동선언문을 마련하고, 원활한 합병과 조직안정화를 위해 상호 협력하는 데 합의했다. 사진/권준상 기자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