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태양광산업의 쌀'로 불리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수개월째 상승하며 업계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올 초 하락을 멈추고 반등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일시적'이라는 보수적 전망이 많았지만, 상승세가 14주 연속 지속되면서 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피브이인사이트(PVinsight)에 따르면, 지난주 고순도(9N) 폴리실리콘 현물 가격은 전주보다 0.89% 상승한 킬로그램(kg) 당 17.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최저가격(12.93달러) 대비 37.7% 상승했다. 업계에서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15달러도 이미 지난달 20일(15.13달러) 넘어섰다. 시장조사기관 에너지트렌드 기준으로도 지난 18일 전주보다 1.2% 오른 16.8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폴리실리콘 가격의 연이은 상승세로 세계 3위이자 국내 1위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010060)는 2분기 베이직케미칼 부분에서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OCI는 지난해 14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 73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대부분이 미국 태양광발전소 '알라모7' 매각에 따른 수익이었으며, 베이직케미칼은 4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OCI 관계자는 "물량 대부분이 장기계약이라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폭이 바로 실적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분위기는 한층 좋아졌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가격 1달러 등락에 OCI의 영업이익은 600억원가량이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1위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중국 GCL(7만7000톤)의 증설이 그동안 업계 부담이었지만, 일반적인 지멘스 공법이 아닌 FBR(Fluidized Bed Reactor) 공법 사용과 이에 따른 설비 기술 결함으로 상업가동이 어렵게 되면서 공급과잉 부담도 한층 덜게 됐다. OCI 역시 4만4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4·5공장 건설 계획을 이달 초 철회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의 신증설이 미미해서 앞으로 2014년과 같은 가격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다만 올 하반기 GCL과 생산규모가 비슷한 2위 업체 바커가 연 2만톤 규모의 신규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어 마냥 낙관만은 할 수 없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