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 12개' 오승환, 'BK' 김병현 버금가는 'OK'

최근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현지 언론도 칭찬

입력 : 2016-05-25 오후 12:57:37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끝판왕'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연일 탈삼진 행진을 벌이며 메이저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과거 빅리그에서 엄청난 삼진 쇼를 벌인 김병현(KIA 타이거즈)에 버금가는 활약이다.
 
오승환은 25일 현재 2016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22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14를 기록하고 있다. 23.2이닝을 던지면서 안타는 10개만 맞았고 3실점(3자책) 했다. 8볼넷을 허용했지만, 탈삼진을 무려 32개를 잡았다. 피안타율은 0.125에 불과하고 출루허용률(WHIP) 0.72로 둘 다 팀 1위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홈런을 단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오승환은 지난 2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0.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 한 이후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10이닝을 던져 3안타를 맞으며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볼넷도 없었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 12개의 삼진을 빼앗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오승환은 이 6경기의 시발점이었던 지난 13일 LA 에인절스전에서 1개의 안타를 맞은 뒤 이후 5경기에서 안타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오승환은 투수의 꽃인 탈삼진 부문에서 유난히 돋보인다. 단순히 개수가 다가 아니다. 개수 순위를 보면 긴 이닝을 보장받는 선발 투수진에 밀려 팀 내에서 6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24일 기준 9이닝당 탈삼진 비율을 봤을 때 무려 12.17개에 이른다. 트레버 로젠탈(13.80개)과 케빈 시그리스트(12.50개)에 밀려 팀 내 이 부문 3위지만 2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1위다. 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20이닝 이상을 던진 전체 투수 가운데 7위(내셔널리그 5위)에 해당한다. 
 
오승환의 최근 탈삼진 행진은 이전 빅리그 타자들의 방망이를 연일 헛돌게 했던 김병현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9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뛴 김병현은 통산 394경기 841이닝을 던져 탈삼진 806개를 뽑았다. 특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인 2001년 팀 마무리로 뛰며 70.2이닝 동안 무려 111개 삼진을 잡았고 이듬해에도 98이닝을 소화하며 113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당시 애리조나 사령탑이었던 벅 쇼월터 현 볼티모어 오리올스 감독은 김병현을 두고 발음하기 어려운 영문명 대신 이니셜을 살려 'BK'로 불렀다. 팀 동료와 현지 매체가 따라 쓰면서 곧 애칭이 됐다. 이후 'BK'는 국내 매체에 의해 삼진을 잡기 위해 태어났다(Born to K)는 의미로 재해석됐고 곧 김병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탈삼진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 오승환의 활약이라면 김병현처럼 성(Oh)과 탈삼진(K)을 합쳐 'OK'란 별명을 부여해도 아깝지 않다.
 
연일 쾌투를 펼치는 오승환을 바라보는 미국 현지 언론 반응은 뜨겁다. 지역 매체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24일 "오승환이 중간 계투진에서 구원 임무를 하고 있다"면서 "메이저리그 첫 시즌부터 최고의 중간 투수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칭찬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제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오승환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오승환이 24일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 7회초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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