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지난 2월 배럴당 26달러까지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가 50달러에 육박하며 최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유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의 수익률은 이같은 유가 상승의 수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6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연초 이후 17.6% 올랐다. 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운용되고 있는 USO(United States Oil Fund)는 7.5% 상승에 그쳤다. 이러한 수익률 차이는 펀드의 롤오버 비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는 보관과 운송 등이 제한돼 원유 실물을 직접 사고팔지 않고 선물을 통해 거래하는데, 선물투자에서의 수익률은 현물 가격변화, 이자수익, 롤오버 비용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 거래는 만기가 있어 지속적으로 투자하려면 만기가 도래하는 근월물을 매도하고, 만기가 긴 원월물을 매수하는 롤오버를 수행해야 한다”며 “원월물 가격이 근월물보다 비싼 것을 콘탱고라 하는데, 값이 싼 근월물을 팔고 원월물을 사는 롤오버 과정이 수익률을 감소시키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현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최근월물이 배럴당 49.2달러이고, 차근월물이 49.6달러인데 만기시점까지 이 가격이 유지된다면 롤오버로 인해 0.81%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를 연율화하면 9.8% 손실이다.
차근원물과 최근원물간의 스프레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문수현 연구원은 “지난 2014년처럼 최근월물이 차근월물보다 비싼 백워데이션 상황에서는 롤오버 과정이 투자수익을 높이는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처럼 콘탱고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유가의 방향성만 보고 투자의사를 결정하게되면 롤오버 비용 등으로 인해 기대했던 투자수익을 거두지 못해 실망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연초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 전망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반등했던 국제유가는 최근 나이지리아 및 캐나다의 원유 생산차질과 미국 원유 재고감소 등 공급적인 원인으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