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토요타, 수소차-전기차 투트랙 물밑 전쟁

아이오닉·프리우스 대결…글로벌 넘버원 수소차 주도권 싸움

입력 : 2016-05-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자고 일어나면 변화할 정도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토요타는 급부상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는 물론, 차세대를 이끌 친환경 차량으로 주목받는 수소연료전지차를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계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이브리드분야 오랜 노하우를 축적해온 토요타와 본격적 전기차 출시를 시작한 현대차(005380)는 수소차 보급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 대표 차종으로 사랑받던 디젤 차량의 인기가 감소하며 높아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분야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양사의 대결은 글로벌 제조사 보다도 한발짝 앞서 있는 수소차분야에서도 패권 다툼이 일고 있다.

 

현대차는 연초 브랜드 최초 친환경 전용차량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지난 제주 국제 전기차 엑스포를 통해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하반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까지 연달아 선보이며 친환경차량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특히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당시 하이브리드 분야 상징적 차종으로 꼽히는 토요타 프리우스를 정조준하고 나서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뒤이어 공개한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일렉트릭 역시 3월초 마감된 제주지역 전기차 1차 공모전에서 6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며 관심을 끌었다.

 

토요타도 지난해 이미 일본 판매를 시작한 4세대 프리우스를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시점에 국내에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강국의 대표 차종 프리우스를 통해 지난해 40% 수준이던 브랜드 전체 판매 가운데 하이브리드 비중을 올해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토요타의 국내 판매 목표가 8500대인 점을 감안하면 한해 동안 4000대 이상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연초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팽팽하게 맞붙은 양사는 글로벌시장에서 소리없는 수소차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있다. 현대차와 토요타는 전세계 단 2종만 존재하는 양산 수소차 '미라이'와 '투싼 ix FCEV'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기존 내연기관 대신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발생하는 전기를 이용한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자동차다. 하지만 높은 차량 가격대와 충전시설 부족, 관련 정책 미흡에 대중화를 논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가 수소차 주도권을 노리는 이유는 1회 충전으로 4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고(일반 전기차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150km 내외) 충전시간 역시 전기차에 비해 빨라 보다 효율적인 친환경 차종으로 꼽힌다.

 

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산 판매 중인 수소차 현대차 투싼 ix FCEV가 동종 디젤 모델 차량을 대체(100만대 기준)했을 경우 연간 15000억원의 원유 수입 대체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온실가스감축 효과 역시 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연간 210만톤 가량 낮출 수 있다. 이는 양사를 비롯해 전 세계 정부가 전기차와 더불어 수소차를 차세대 친환경차로 낙점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맞붙은 현대차와 토요타는 수소차 시장에서도 글로벌 첫번째, 두번째 양산에 성공한 투싼 ix와 미라이를 통해 주도권을 다투고 있다. 사진/각 사

 

 

현대차는 지난 2010년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투싼 ix 수소연료전지차를 20133월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100kW의 연료전지와 동급 구동모터, 24kW의 고전압 배터리, 700기압의 수소저장 탱크를 탑재한 투싼 ix 수소차는 1회 충전 시 415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세계 두 번째로 양산에 성공한 토요타는 지난 2014년 일본에서 주력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했다. 1회 충전으로 400km 후반대 주행이 가능한 미라이는 당초 목표의 4배를 넘어서는 판매량을 보이며 흥행 측면에선 오히려 투싼을 앞질렀다. 내달 초에는 '부산 국제모터쇼 2016'를 통해 국내에도 최초로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배터리 기술의 충전 시간 제약이라는 한계성을 띄고 있는 반면 수소차는 이 같은 불편함이 없이 배출가스를 거의 없앤 친환경차라는 점에서 향 후 미국과 중국 등이 수소차 개발에 뛰어 들 경우 시장 선점에 대한 브랜드 효과는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못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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