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KB금융(105560)이 현대증권의 안정적인 통합을 위해 올해 말까지 윤경은 사장을 유임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윤경은 사장은 내부 반발을 잠재우고 통합을 위한 직원 및 조직 정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실질적인 통합작업은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KB금융 관계자는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을 연말까지 유임시켜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과 투톱체제를 당분간 유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진행되는 현대증권-KB투자증권 통합작업에서 윤경은 사장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KB투자증권보다 규모가 큰 현대증권을 안정적으로 'KB'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피인수업체이기는 하지만 모든 면에서 KB투자증권을 압도한다"며 "기존 현대증권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추후 구조조정 등에서 KB금융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3위인 현대증권의 임직원 수는 2350명으로 KB투자증권(593명)보다 4배가량 많다. 현대증권 국내지점 수 역시 17개인 KB투자증권보다 6배 많은 96개에 달한다.
윤 사장 유임은 또한 과거 LIG손보 인수때와도 비슷하다. 당시에도 KB금융은 KB손보 출범 이후에도 김병헌 LIG손보 사장을 지속적으로 활용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KB손보의 경우 김병헌 사장 체제를 10개월 동안 유지시켰다. 손해보험업에 대한 노하우가 전혀 없던 KB금융 입장에서 손보업계 4위인 LIG손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었다.
다만, 허정수 국민은행 재무담당 본부장(현 부사장), 조태석 KB국민은행 WM사업부담당(현 상무), 신현진 KB국민은행 리스크담당(현 상무) 등을 KB손보에 포진시켜 KB화를 추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LIG손보의 경우 조직체계 변경과 구조조정 등에서 강성노조와의 갈등을 피할 수 없었던 만큼 기존 김병헌 사장에게 이 역할을 맡겨 KB금융 편입에 성공했다"며 "현대증권 역시 윤 사장에게 이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외에도 KB맨 몇명을 현대증권에 내려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KB금융은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 소재 현대인재개발원에서 지주와 양 증권사 임원이 참여하는 통합워크숍을 개최했다. 이어 내달에는 양사 사전 통합(PMI) 기획단이 출범할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 현대증권 본점과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