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자원개발을 둘러싼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원개발 관련 펀드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자원개발펀드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로 규모가 크지 않고 자원개발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실제 투자수익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시장활성화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 자원개발펀드 '걸음마' 수준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설정된 자원개발펀드는 4개다. 이 가운데 공모펀드인 '하나UBS암바토비니켈해외자원개발'는 지난 2007년 설정돼 1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들였으며 한국투신운용의 '한국베트남 15-1유전해외자원펀드'도 지난 현재 760억원의 설정액을 기록중이다.
사모펀드로는 '마이어사모일진원자재해외자원개발'과 '마이에셋카자흐스탄무나이석유해외자원개발사모펀드'가 있으며 각각100억원 내외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광구 하나를 파는데 드는 비용이 1억불 이상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규모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1조원 규모의 자원개발펀드를 조성하기로 했으며 운용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산업은행컨소시엄과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며 오는 11월 6일까지 자금조달 상황을 검토, 구체적 협의를 거쳐 연내 본격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는 해외자원개발투자전문회사를 설립해 석유과 가스 또 주요광물자원 등 국외 자원개발 사업에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 자원개발펀드 갈길 멀어.. 자금조성 차질 우려도
하지만 자원개발펀드는 자원개발의 성공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원개발펀드 역시 적극적인 민간투자를 통해 1조원 펀드를 만들겠다고 했으나 실제로 어느정도 자금이 조성될 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들 두 운용사 중 산업은행은 자체 자금여력이 있는 만큼 자금조달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자금조달 차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조승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LG상사가 자금은 있지만 현 상황에서 투자규모를 다소 줄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 이렇게 되면 한국투자증권의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0월말까지 두 운용사 중 한곳이라도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차순위 컨소시엄으로 넘어가는 만큼 자원개발펀드 조성 자체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여러기관과 협의중에 있으며 명확한 자금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 수익에 상당한 기간 소요..공모펀드론 '한계'
자원개발펀드는 또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 공모펀드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설정된 자원개발펀드는 대부분 지난 2006년 이후 설정됐으나 이렇다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의 '베트남유전펀드는' 연초 이후 -6.92%로 손실을 기록중이며 설정이후 누적 수익률은 -21.64%로 부진하다. '하나UBS암바토비니켈해외자원개발펀드'도 연초 이후 2%대 수익으로 겨우 손실을 면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센터장은 "자원개발펀드는 실제 원유나 자원이 나는 곳에 지분을 투자하는것보다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개발을 목적으로 투자하는만큼 실제 수익을 내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자중인 광구에서 유전 등 자원이 발견되는 것도 100%가 아닌만큼 불확실성이 커 개인펀드투자자에 있어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오 센터장은 "개인투자자의 경우 원자재나 자원개발에 관심이 높다면 자원개발펀드보다 관련된 기업에 직접 투자해 바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주식형펀드나 실물지수를 따라가는 파생형 펀드가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