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로 부품사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듀얼카메라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듀얼카메라는 두 개의 카메라를 하나로 합친 형태로, 한 개의 고화소 모듈이 피사체의 초점을 잡고 또 다른 저화소 모듈이 주변 배경을 촬영한다. 기존 모듈 대비 화각이 넓고, 찍은 사진을 크게 확대해도 품질 저하 없이 뚜렷하다. 특히 기술 장벽과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국내 부품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1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듀얼카메라 시장은 올 하반기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이 추정한 2020년 전세계 듀얼카메라 모듈 출하량은 6억6235만개. 1300만개에 불과했던 지난해 이후 연평균 164%의 폭발적 성장이 기대된다. 스마트폰의 듀얼카메라 채용 비중은 지난해 1%에서 올해 6%, 내년 21% 등 빠른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의 듀얼카메라 탑재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LG전자(066570)가 프리미엄 모델인 V10과 G5에 이어 보급형 모델 'X시리즈'에도 듀얼카메라를 적용했고, 화웨이도 최근 출시한 P9에 독일 라이카와 협력한 듀얼카메라를 내장했다. 애플은 오는 9월 선보일 차기작 아이폰7 일부 모델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포·비보 등 중화권 업체들도 듀얼카메라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을 계획이다.
삼성전자(005930)도 내년부터는 듀얼카메라 모듈 채용을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그러면서 기대주로 부상한 곳은
LG이노텍(011070)과
삼성전기(009150)다. LG이노텍은 듀얼카메라 탑재가 예상되는 애플과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카메라모듈 부품 공급 비중이 높다. 올해 처음으로 듀얼카메라를 채용하는 애플의 수요는 30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애플의 공급량을 분담할 것으로 예상됐던 소니가 최근 카메라모듈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점은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다. 소니는 지난 24일 연간 실적발표회에서 "듀얼카메라 모듈 생산을 중단한다"며 "해당 공장 설비 전액을 감액손실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카메라모듈 조립라인이 있는 구마모토 공장이 지난 4월 발생한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기도 중화권 업체들을 중심으로 듀얼카메라 모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미 현지 업체 1~2곳과 양산 계약을 마치고 7월 중 생산에 돌입한다. 제품 설계 단계부터 적용까지 고객사와 논의하는 맞춤형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전해졌다.
듀얼카메라 시장의 확대는 렌즈나 광학필터를 공급하는 중소 부품사에도 수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에 렌즈를 공급하는
세코닉스(053450), 듀얼카메라에 적합한 얇은 두께의 필름형 필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옵트론텍(082210) 등이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눌 것으로 보인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