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폭스바겐그룹은 디젤 사태 이후 끊임없는 악재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유로5 기준을 충족하는 디젤 차량에 대한 대규모 배기가스 조작 파문으로 시작된 폭스바겐의 수난은 기업 신뢰도 추락은 물론, 이어진 리콜과 소비자 보상 과정에서 지역 차별 논란으로 까지 번졌다. 해외는 물론, 국내 역시 견고했던 수입차 시장 입지가 무색하게 디젤게이트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최근 프로모션으로 국내 판매량이 다시 살아날수 있었던 원동력은 현재 판매중인 모델들이 조작된 유로5 모델이 아닌 유로6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임의제출 형식이지만 대표차종인 골프와 그룹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의 A1, A3 등 950대가 압수된 점은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 한참이 지나 제출된 리콜계획서가 내용 부실을 이유로 반려된데 이어, 지난 1일 검찰이 차량 950대를 압수수색하며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토마스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지난해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유로5 외 유로6 조작 논란에 대해 2일 '2016 부산 국제 모터쇼' 프레스 데이 행사에서 본지와 만나 최근 논란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유로6가 적용된 폭스바겐 신형 모델에 대한 배출가스 조작은 일체 없었다"
토마스쿨 사장은 부산모터쇼 준비가 한창일 때 최근 잇따른 논란에 대한 이 같이 말했다.
검찰이 폭스바겐 경기도 평택 물류센터에 보관 중이 차량 950대를 압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2016 부산모터쇼 개막 하루를 앞둔 지난 1일이었다. 사진은 폭스바겐 부산모터쇼 부스 전경.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토마스쿨 사장은 부산모터쇼 현장에서 40여개 매체와의 1:1 인터뷰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 예상치 못한 타격을 받았지만 표정은 침착해 보였다.
▲지난해 문제기 됐던 차량들의 리콜이 생각보다 더디다. 리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회사가 한 실수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 드리고 싶다. 환경부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리콜을 실시할 수 없는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엔지니어들의 역량을 총동원해 소비자들에게 어떤 불이익도 가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할 생각이다. 대량 리콜에 대비해 특별팀을 만들고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할 계획이다. 올 여름쯤이면 본격적 리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이번 압수수색건을 묻지 않을수 없다.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측은 압수수색보다는 조사를 위한 임의제출이라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임의제출도 큰틀에서 압수수색에 포함돼 헷갈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결론부터 말하면 검찰이 수사 결과를 통보하기 전까지는 말할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다. 검찰 조사는 현재 진행 중인 과정이고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조사한다. 아직까지는 이번 압수수색이 왜, 그리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들은바가 없다. 이달말 결과에 대해 처음으로 듣게될 예정이며 어떻게 될지 말할수 있는 시점은 그때가 될것같다. 디젤사태와 관련해 임원들이 미리 알고있냐에 대해 처음 조사가 시작됐고 그것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면서 여기까지 오게된것 같다. 압수된 차량들은 한국에 들어와 인증받기 전 차량들로 시장에는 연말에 출시될 예정이었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 파문 직후인 지난해 10월 947대의 국내 판매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67.4%, 전년 동월대비는 46.2% 급감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곧바로 파격 프로모션을 앞세워 11월 4517대로 껑충 뛰어오르며 수입차 시장 월간판매 1위로 복귀했다.
이를통해 한숨돌린 폭스바겐이지만 판매량 회복에도 불구하고, 당시 진정성있는 사과나 대책보다는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를 달래려한다는 비난과 중장기적 악수라는 전망이 뒤따랐다. 이 같은 전망은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폭스바겐의 국내 판매가 총 8303대로 전년 대비 29.6% 감소하며 맞아떨어졌다.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지난해 디젤게이트 파문에 이어 최근 압수수색까지 연이은 타격에도 침착하게 향후 계획에 대해 서령했다.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지난해 연비논란으로 이어진 판매 부진을 전략적 프로모션으로 무사히 넘겼다. 하지만 이번에 또 연이어 타격을 받게 됐는데 올해 시장 상황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나?
-분명한 것은 폭스바겐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할인을 하는 브랜드는 아니라는 점이다. 독일 브랜드는 물론 수입차 시장 전체를 놓고봐도 자체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지인 독일과 비교해도 한국이 20~30%가 저렴하다는 점 역시 폭스바겐이 국내 시장에서 갖는 강점이다. 하지만 수입차 시장에서 모든 브랜드들이 할인 관련 경쟁을 하고 있고 수년간 증가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인을 통해 가장 좋은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하길 원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절한 가격을 갖추고 여러 가지 포지션을 동시에 대처할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이 중요하다.
▲앞으로 어떤 전략을 구사할 계획인지.
-과도한 할인은 기존 고객들이 보유한 모델들이 중고차 시장에 나왔을 때 차량가격을 하락시켜 결과적으로는 고객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한다. 이는 폭스바겐코리아가 딜러들에게 할인보다는 고객들이 부가가치를 더 많이 누릴수 있도록 권고하는 이유이기도하다.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줄 수 있는 브랜드 로열티 강화를 위한 전략에 무게를 실을 생각이다. 한국법인은 물론 각 딜러사별로도 자체적 할인을 적용하고 있는만큼 전체적인 할인율에 대한 통제는 불가능하겠지만, 이 부분 역시 딜러사와 소통을 통해 적정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의 세일즈 방식은0 분명히 많이 바뀔 것이고 그 과정을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서 고객들이 차량 소유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겠다.
▲수입차 업체들이 최근 불어난 사세에 비해 사후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벗어나기 위해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폭스바겐 역시 이부분에 무게감을 두는건가.
-빠른 입고와 출고가 가능한 다이렉트 익스페스 같은 경정비 서비스는 현재도 진행하고 있고 공장 콘셉트를 도입한 서비스 역시 확장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서비스 센터 관련 프로젝트만 8개에 이른다. 최근 2년간 서비스 중요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집중해 왔고 앞으로도 매년 확충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딜러는 물론 한국법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직원들의 위상을 높여나가겠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소비자와 국내 소비자의 구매성향은 분명 다르다. 어떤 점들이 다르고, 이를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한국 소비자들은 감성적이다. 반응이 극적이라는 의미다. 불만이 있으면 강하게 어필하는 반면,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좋다고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분명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다. 또 스마트폰과 온라인 문화가 강한만큼 편의성에 매우 익숙하다. 픽업앤 딜리서비스를 비롯해 모든 서비스가 빠르게 진행되길 원한다. 때문에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 중이다. 20~40대 구매고객이 주를 이루는 만큼 디지털 공간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양방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 시킬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한명의 딜러가 아닌 여러명의 딜러와 동시에 접촉할 수 있게해 지역별, 딜러별 차별적인 서비스가 없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250명의 고객들과 대화 자리를 가졌고 딜러들의 피드백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적어도 고객들이 투자한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기대할만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최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폭스바겐 입자에서 브랜드 로열티 강화는 중장기적 전략이다. 국내 판매 모델의 80% 이상이 디젤 모델인데 라인업 변화 측면의 대응 계획은 있나.
-지난해 디젤 사태이후 소비자와 각 브랜드의 관심이 다른 친환경차로 많이 옮겨졌다. 가솔린은 물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인기모델인 티구안의 하위 세그먼트 차량을 비롯해 4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역시 추가할 예정이다.
한편, 토마스 쿨 사장은 1965년 독일 부퍼탈에서 태어나 1995년 폭스바겐 그룹에 입사했다. 그룹내 해외 물류부분 총괄 책임과 룩셈부르크·벨기에·프랑스 지역 세일즈를 담당한 뒤 해외 물류부문 총괄 책임을 역임했다.
이후 북유럽 7개국 세일즈 총괄과 스코다 인도법인 대표 등을 거쳐 지난 2013년부터 한국법인의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