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로 인명피해를 낸 포스코건설에 대한 우려섞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대형건설사 중 공공공사 벌점 부과 현장이 가장 많은데다 잇단 사고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 돼 향후 먹거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남양주시 진접읍 진접선 복선전철 4공구 공사 현장이 붕괴되면서 현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는 4공구 내 주곡2교 하부 개착 구간에서 철근조립 준비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경찰 및 소방당국은 저장소로 옮겨 보관하지 않은 LP가스·산소통의 폭발사고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조사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이 안전교육 미실시, 가스누출경보기 및 환풍기 미설치, 안전관리자 부재 등 전반적인 현장 안전관리에 소홀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슷한 사고는 최근에도 있었다. 앞서 2012년에는 포스코건설이 시공 중이던 인천지하철 2호선 공사 현장에서는 시민 1명이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 인근 6차로 지반이 침하되면서 폭 12m, 길이 14m, 깊이 27m의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사후 관리가 미흡했고, 결국 이곳을 오토바이로 지나가던 중국음식점 배달원이 추락해 사망했다.
뿐만 아니라 2014년 16명의 생명을 앗아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 환풍구 추락사고 역시 포스코건설이 책임 시공한 곳이었다. 사고 조사 결과 부실시공이었음은 물론 공사를 담당했던 포스코건설 직원이 협력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까지 드러나기도 했다.
잇따른 사고에 위축된 포스코건설은 작년 11월 국내외 각 현장의 안전관리 인프라 개선을 위해 2016년부터 2년간 1200억원을 투자해 사전 재해예방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포스코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최근 2년간 공공공사 벌점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집계를 보면 포스코건설이 최근 2년간 벌점을 부과 받은 현장 수는 모두 39곳으로, 10개 건설사의 평균 적발 수(17.2곳)를 크게 웃돌았다. 누계벌점은 0.81점으로 역시 평균(0.34점)을 두 배 이상 상회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부족한 수주고에 잇단 사고와 잦은 적발로 신뢰에 금이간 포스코건설이 향후 먹거리 확보에 진땀을 흘릴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015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9조426억원)의 수주잔고는 15조원으로,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비슷한 규모의
대우건설(047040)(9조6707억원, 38조원)의 절반도 채 안 된다.
특히 해외사업 물량이 급락했다. 2014년 기준 수주 상위 9, 10위에 나란히 올랐던
대림산업(000210)에 비해 2015년도 수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대림산업은 2014년 24억달러에서 2015년 23억달러로 5%가량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포스코건설은 23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34% 이상 급락했다.
여기에 공기 지연과 원가율 상승 등으로 1분기 해외사업이 대부분 손실로 돌아섰다. 해외사업의 경우 장기 프로젝트가 많은 만큼 적자 구조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안정적 매출 창구 기능을 하던 그룹 공사마저 줄어드는 등 부진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업계 5위권인 포스코건설의 외형을 감안하면 아직 재무적 위기가 올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신용평가 업계 전문가는 "해외부문 손실과 토목부문 채산성 저하로 영업이익 규모가 낮아졌다"면서도 "유상증자로 재무구조가 개선됐고, 풍부한 현금자산을 보유한 만큼 재무안전성이 크게 흔들릴 정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잇단 안전사고와 벌점 부과 등으로 포스코건설의 수주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남양주 진접선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