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인도행' 봇물, 마이크로맥스는 '중국행'

저가 중심 인도 한계 극복 의지…중국, 성장 정체에도 여전히 '큰 손'

입력 : 2016-06-09 오전 9:16:22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좌우하는 주요 제조사들이 앞다퉈 인도로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 삼성전자(005930) 다음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로컬기업 마이크로맥스가 중국 진출을 선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당경쟁과 시장 정체 등 전반적인 중국 사정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을 도전이 될 것이란 게 주된 의견이다. 동시에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입지를 실감케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비카스 제인 마이크로맥스 공동창업자는 홍콩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내년 중국에서 휴대폰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글로벌 톱5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 단말기 판매량 확대가 필수적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SA)가 8일 집계한 매출 기준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순위에서 애플과 삼성을 제외하고는 중국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이 상위 5위권을 형성했다.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업체들은 전체 순위에서도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비카스 제인 마이크로맥스 공동창업자. 사진/로이터
 
마이크로맥스의 이 같은 결정에는 인도에만 의존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성장 속도는 더뎌졌지만 절대적 규모에서 인도를 압도하고 있는 대형 시장인 반면, 인도는 초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한 미성숙 시장이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팔린 스마트폰은 총 1억대로, 중국의 올 1분기 판매량보다 적었다. IDC는 5년 후에도 인도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중국의 절반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인도의 평균 스마트폰 판매가격은 132달러(약 15만원) 수준으로, 중국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인구 대다수가 농촌 지역에 분포돼 있고 국민소득도 낮은 탓에 저렴한 모델 중심으로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제조사의 수익성을 낮추는 근본적 원인이 된다. 
 
마이크로맥스의 중국 진출 선언에 대해 업계에서는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는 옳으나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교체 수요를 기반으로 한 중고가 제품으로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성능이 따라주지 않는 저가 제품만으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현지 기업은 물론 글로벌 메이커들도 중국 소비자들을 위한 특화 제품을 내놓는 상황에서 부족한 인지도 역시 약점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특화폰 '갤럭시C 시리즈'를 출시한 데 이어, 카메라 기능 등을 개선한 '갤럭시J3 프로'를 선보였다. 앞서 화웨이도 중국 전용 '아너5C'를 공개했다. 애플의 중저가 모델 아이폰5se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공략 목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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