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80% “환율 1100원 마지노선”…채산성 비상

상의 조사…기업 80% “환율하락 속도 빠르다”

입력 : 2009-10-18 오전 10:55:57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수출기업 10곳 중 8곳이 원·달러 환율 1100원을 마진 확보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가운데 최근 환율이 이 마지노선을 향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8일 발표한 전국 수출제조기업 600개사 대상의 ‘최근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기업 애로조사’에 따르면 수출마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환율수준을 묻는 질문에 수출기업 16.2%가 ‘1190원 이상’을, 8%가 ‘1160원~1190원 미만’을, 21.4%가 ‘1130원~1160원 미만’을, 37.2%가 ’1100원~1130원 미만‘을, 17.2%가 ‘1100원 미만’을 각각 꼽았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지난 16일 현재 원·달러 환율이 1163.50원임을 감안할 때 수출 마지노선 환율이 이미 무너진 상태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16.2%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 15일 환율이 전날에 비해 7.50원이나 떨어지며 1156.50원을 기록하는 등 하락폭이 커지는 추세여서 수출기업들의 근심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재의 환율하락 속도에 대해 묻는 질문에 기업 83%는 ‘빠른 편이다’라고 답했고, ‘지나치게 빠르다’는 응답도 8.8%에 달해 대부분의 수출기업들이 현재의 환율하락 속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기계’(87.0%), ‘섬유·의류’(85.7%), ‘IT·반도체’(83.9%), ‘전기·전자’(77.3%) 업종의 경우 환율하락이 ‘수출에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업종 평균치(69.2%)를 웃돌았다.
 
대한상의측은 “기계와 섬유·의류의 경우 수출경쟁력과 환위험 관리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환율하락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원자재가격 하락으로 비용절감 요인이 있는 ‘음식료’(45.7%), ‘정유·석유화학’(52.3%), ‘철강·금속’(60.4%)은 ‘수출에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평균치를 밑돌았다.
 
특히 대표적 수출업종으로 환율하락에 따른 큰 피해가 예상됐던 자동차 업종은 63.3%만이 환율하락이 수출에 부정적이라고 답해 예상을 깨고 평균치를 밑돌았다.
 
상의측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받는 일본 엔화 강세에 따른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반사이익이 원·달러 환율하락에 따른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피해 정도를 일부 상쇄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설문에 응답한 국내 100대 기업(응답기업 31개사)은 환율 10원 하락시 연평균 매출액이 기업 당 371억원 감소한다고 밝혀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상의 관계자는 “향후 환율이 급락할 경우 중소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계상황에 봉착할 기업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환율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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