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금융위기에 지갑 닫아"

상의, '금융위기 이후 소비동향' 보고서..저소득층은 소폭 늘려
"경기회복시 고소득층 소비회복 빨라..촉진책 절실"

입력 : 2009-09-30 오전 11:04:55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금융위기 이후 고소득층은 눈에 띄게 소비를 줄인 반면 저소득층은 오히려 소폭이나마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은행, 통계청 통계자료를 분석해 31일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소비동향의 특징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소득1분위(소득수준 하위 0~20%)는 평균 3.8%, 2분위(20~40%)는 2.3% 지출을 늘렸으나, 고소득층에 속하는 4분위(60~80%)와 5분위(80%~100%)는 각각 1.1%, 1.5%씩 지출을 줄였다.
 
이에 대해 상의는 “고소득층은 위기 상황에서도 현재 지출에서 탄력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만 저소득층은 대부분 가계수지가 적자상태에서도 최소한의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상의는 98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사태가 회복될 당시 고소득층의 소비회복 속도가 빨랐던 점을 지적하며 “금융위기가 회복기미를 보이는 지금 전체 가계의 소비가 동시에 살아날 수 있도록 소비회복의 걸림돌이 되는 요인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상의는 지난 2분기 가계 이자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3% 증가한 것을 들어 가계부채 문제를 소비여력을 고갈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했다.
 
상의는 이렇게 소비를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먼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확장정책을 주문했다. 또  금리가 1%p 올라가면 가계의 월 이자 부담액이 33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는 기획재정부의 자료를 제시하며 저금리 기조를 당분간 유지해 줄것을 당부했다.
 
이에 더해 법인세 인하 등의 감세혜택으로 기업투자를 늘려 민간부문의 일자리를 늘리고 공공서비스 요금 인상 억제, 생필품 가격 모니터링 등을 통해 물가를 잡는 데도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한편 지난 9월 금융위기 이후 지난 2분기까지 우리나라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은 평균 0.7% 줄어든 가운데서도 의료비와 주거비, 교육비 지출은 오히려 각각 7%, 1.1%, 0.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과 고령화 등으로 위기에도 이들 부문의 소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손효주 기자
손효주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