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1일 증거 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BNF통상 대표이사 이모씨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이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직원을 동원해 B사의 전자결재 문서를 파기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지난 9일 BNF통상 대표이사 이모씨에 대해 증거인멸·증거위조 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BNF통상사는 신영자(74·여)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장모씨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검찰은 이씨가 장씨의 지시에 따라 문서를 파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이 롯데면세점에 입점할 수 있도록 정운호(51·구속) 대표로부터 거액을 받은 브로커 한모(58·구속 기소)씨에게 로비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2일 수사관 100여명을 투입해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의 자택, BNF통상 등을 압수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한편,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으로 시작된 검찰의 수사는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파악된 롯데그룹과 다수의 계열사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이날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계열사, 일부 임원 주거지 등 총 17곳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감사원으로부터 롯데홈쇼핑 인허가 과정에서 비리가 있다는 의뢰를 접수했고, 이후 기업 범죄에 관한 상당수 첩보를 추가로 받아 내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롯데그룹의 계열사는 롯데호텔과
롯데쇼핑(023530), 롯데정보통신, 롯데피에스넷, 롯데홈쇼핑, 대홍기획 등 6곳이다.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중인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간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사무동에서 롯데그룹 직원과 취재진들이 사무실 앞에 서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